K-반도체·피지컬 AI·AI 컴퓨트 인프라 등 현재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기반으로 미래산업의 씨앗을 키워 10~20년 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김 실장은 “한국 자본주의는 지금 특별한 지점에 서 있다”며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 첨단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떠받치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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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한국 경제의 힘을 극대화할 핵심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꼽았다. K-반도체, 피지컬 AI(Physical AI), AI 컴퓨트 인프라(AI Compute Infrastructure)다.
그는 “세 분야는 서로 맞물려 있다”며 “고성능 반도체가 AI의 두뇌를 만들고, 거대한 AI 인프라가 그 두뇌를 학습시킨다. Physical AI는 그렇게 만들어진 지능을 현실 세계로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 다시 현실의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라며 “한국이 이미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출발해 다음 산업으로 뻗어나가는 경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의 성공이 미래의 우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지금의 성공이 미래의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술의 역사는 여러 차례 보여줬다”며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함께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기업과 산업이 순식간에 뒤처진 사례를 언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반도체는 대한민국이 어렵게 쌓아 올린 가장 중요한 산업 자산 가운데 하나”라며 “반도체에 이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할 산업이 계속 나올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7 SEED’”라고 했다.
“씨앗은 처음부터 큰 나무가 아니다”
김 실장이 제시한 7대 SEED는 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첨단바이오, 항공우주, 첨단 공급망 생태계다.
김 실장은 “아직 반도체만큼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낸 분야는 없다”며 “어떤 기술은 이제 막 상용화 문턱에 서 있고, 어떤 기술은 오랜 연구와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씨앗은 처음부터 큰 나무가 아니다”라며 “이 작은 씨앗들 가운데 어떤 산업이 10년, 20년 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만큼 성장할지 내다보고, 남들보다 먼저 뿌리내릴 토양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대 SEED는 단순히 유망한 미래기술을 모아놓은 목록이 아니라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AI 시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SMR과 핵융합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고, 수소와 페로브스카이트는 에너지 생산과 활용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기술은 현재 컴퓨팅 기술이 부딪힌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품고 있고, 첨단바이오는 생명과 산업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 항공우주는 대한민국 산업의 활동 무대를 지구 밖으로 넓힐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들 기술이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성공했을 때 기존 산업의 질서와 시장을 크게 바꿀 잠재력이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밝혔다.
“3 Mega와 7 SEED, 서로 키우는 하나의 산업 구조”
김 실장은 3 Mega와 7 SEED를 별개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로를 키우는 하나의 산업 구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커질수록 전력 수요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SMR과 핵융합, 수소 같은 에너지 기술의 중요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면 한국은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AI와 반도체에서 축적한 기술은 다른 씨앗을 키우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막대한 연산 능력은 양자와 첨단바이오 연구의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정밀 제조 역량에 AI와 로봇 기술이 더해지면 항공우주 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 돈 버는 산업 자본, 내일 돈 벌 산업으로 흘러가야”
김 실장은 기술뿐 아니라 자본의 선순환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주력산업에서 벌어들인 자본이 연구개발과 새로운 기업으로 흘러가고, 그중 일부가 성장해 새로운 산업을 만든다”며 “새로 성장한 산업은 다시 다음 기술과 기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어 “Mega가 SEED를 키우고, SEED가 자라 새로운 Mega가 된다”며 “3 Mega와 7 SEED의 핵심은 바로 이 순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유망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미래산업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3과 7을 합치면 10이지만, 열 개의 산업을 골랐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며 “유망산업 열 개를 지정하고 지원한다고 미래 산업이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핵심은 서로 다른 시간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과 이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기술을 연결해야 한다”며 “오늘 돈을 버는 산업의 자본이 내일 돈을 벌 산업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자본, 연구자의 기술, 스타트업의 도전도 서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특정 산업의 호황과 불황에 국가 경제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 두꺼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배경훈 “3대 메가·7대 SEED, 대체불가 대한민국 쌍두마차”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3대 메가와 7대 SEED의 연계를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는 따로 또 같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완성시키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며 10~20년 뒤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7대 SEED를 △미래 청정에너지 △차세대 프론티어 △대도약의 기반(첨단 공급망)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한다.
미래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2035년 경수형 i-SMR 상용화와 비경수형 SMR 건설 착수, 핵융합 실증 및 2030년대 말 전력 생산 등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과 초대형·부유식 해상풍력, 청정수소, 차세대 전력망 구축 등이 포함됐다.
차세대 프론티어에서는 2029년까지 오류정정이 가능한 100큐비트급 국산 양자프로세서 개발을 추진하고,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달 착륙선과 심우주 탐사,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등을 추진한다. 첨단바이오는 AI 바이오 자율실험실과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통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첨단 공급망 분야에서는 핵심광물 재자원화와 비축 확대, 공급망 핵심 품목에 대한 R&D 투자 등을 통해 산업 기반을 강화한다.
배 부총리는 민·관 합동 ‘미래개척추진단’을 구성해 직접 프로젝트를 챙기고, 기초연구와 딥테크 창업, 투자형 R&D 등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용범 실장은 “대한민국은 새로운 산업을 키워본 경험이 있다”며 “철강을 키웠고 조선을 키웠다. 자동차를 만들었고, 마침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산업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반복할 수는 없다”며 “시대도 달라졌고 기술도 달라졌다. 그러나 한 산업의 성공이 다음 산업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다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일은 이미 거대한 나무가 된 산업을 더 튼튼하게 키우는 동시에 새로운 씨앗을 심는 일”이라며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씨앗에는 꾸준히 물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오늘의 성취를 지키면서 다음 성취가 자랄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심은 일곱 개의 씨앗 가운데 하나둘이 새로운 Mega로 자라날 때, 대한민국의 다음 성장도 시작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