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선 불출마 결단해야”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과거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며 불출마 결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충격을 받은 것은 경합주 6곳 중 5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다는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를 접하면서다. 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달 22일~이번달 3일 미국 대선 경합주 6곳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주, 조지아주, 애리조나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서만 2%포인트 차이로 박빙 우세를 유지했다. 지금 당장 대선을 치른다면 민주당이 패배한다는 뜻이다.
액설로드는 “오로지 바이든 대통령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그가 대선 출마를 고수한다면 민주당 후보가 되겠지만, 그가 판단해야 할 것은 그것이 현명한 결정인지 자신과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인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경선에 앞서 시간이 거의 없다”며 “민주당에는 떠오를 준비가 돼 있는 지도자감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액셀로드가 지적했듯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의지를 강하게 보인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당내 입지가 굳건한 상황에서 대놓고 불출마를 요구할 경우 당을 흔드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탓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게 민주당의 고민이다. 특히 한 달을 맞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전쟁 국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중재자로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약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그는 직접 중동을 찾으면서 갈등 완화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아랍권의 휴전 요구와 이스라엘의 거부 등 입장차만 확인했다. 미국은 당초 중동의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 했으나, 이미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 이후 중동의 모습과 미국의 역할이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 놓였다”고 전했다. NYT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12%포인트 뒤졌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내 후보 교체 공론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
◇미셸 오바마 등판론 ‘모락모락’
이와 동시에 나오는 게 미셸 오마바 등판론이다.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 영향력이 큰 오마바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은 공화당이 가장 두려워 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렇다 할 정치 이력이 없고 스스로 정치와 거리를 둬 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인사로 끊임없이 호출돼 왔다. 2020년 민주당 화상 전당대회 당시 미셸은 호소력 있는 바이든 지지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그럴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마바 전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고 (바이든을 겨냥해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 액설로드는 오바마의 오른팔”이라며 “민주당은 내년 8월 여름 전당대회를 통해 바이든 대신 미셸을 선출할 수 있고 그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 온라인매체 센터스퀘어가 지난 8월 공화당원 1000명, 민주당원 1000명, 무당층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미셸(48%)은 바이든 대통령(36%)과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앞섰다.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26%), 개빈 뉴섬(56) 캘리포니아 주지사(25%), 피트 부티지지(41) 교통장관(30%), 힐러리 클린턴(77) 전 국무장관(34%) 등 다른 당내 잠룡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10~30%포인트대 크게 뒤지는 와중에 미셸만 우위를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