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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주식시장에서 UBS의 주가는 최종적으로는 전거래일대비 1.3% 상승해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내내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장 개시와 함께 급락한 UBS의 주가는 등락을 지속했고, 한때는 16%까지 떨어져 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CS 주가 역시 UBS가 제시한 거래 가격까지 밀리면서 55.7% 폭락해 거래를 마쳤다.
이는 UBS의 CS의 인수 결정이 자산에 대한 충분한 실사 없이 금융당국 주도 아래 급격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CS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손실이 발생해 UBS의 재무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UBS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 등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5년물은 이날 장중 한때 2.6%대를 돌파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1.8% 수준이었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BS는 평가하기 곤란하거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자산까지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UBS의 CS 인수에 따른 충격은 채권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인수 과정에서 170억달러(약 22조 2400억원)에 달하는 CS의 AT1 채권이 전량 상각처리된 탓이다. 2024년 1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UBS의 AT1 수익률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12%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날 27%로 급등했다.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2배 이상 급락한 것이다. 도이체방크, HSBC, BNP파리바 등 주요 대형 은행들의 AT1 가격도 이날 6~11센트 하락했다.
CS의 AT1 투자자들은 구제받은 주주들과 달리 막대한 손실을 입게됐고, 다른 은행의 AT1 역시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불신이 확산했다. 블룸버그는 “AT1 계약(구매) 당시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이 명확하게 고지됐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주주보다 우선한다는 일반적인 규칙을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은행들의 AT1 발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AT1 발행에서 8~10%의 금리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JP모건체이스는 전했다. 아르비온투자그룹의 마크로 팹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AT1은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문제가 많은 자산 등급이 됐다”며 “중대한 신뢰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본드런’(대규모 채권매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세계 주요 은행 가운데 AT1을 발행한 곳은 대부분이 유럽 은행들로, 프랑스가 약 290억유로로 규모가 가장 크다. 다음으로는 스페인(약 220억유로), 독일(약 170억유로) 등의 순이다. 자산 대비 AT1 발행이 많은 은행으로는 스위스 UBS와 CS 외에 영국 바클레이즈·스탠다드차타드, 프랑스 소시에테제너럴이 꼽힌다. 이들 은행의 주가는 이날 1~3% 가량 하락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가 이날 47.1% 폭락했다. 미 11개 주요 대형 은행들이 300억달러를 예치하는 방식으로 구제에 나섰지만,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잇따른 영향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과 유럽 금융당국의 조속한 시장안정화 조치에도 은행권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