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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 50분 기준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 대비 15%(5만7500원) 오른 43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전일 대비 8.5% 오른 3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양유업 우선주 주가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청파로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자사 대표 발효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 등에 의뢰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불가리스는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의 저감효과를 보였다. 또한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진행한 항바이러스 효과분석에서도 불가리스가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를 99.999%까지 사멸시켰다.
이번 연구는 세포를 시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인플루엔자 관련 연구는 개의 신장 세포, 코로나19 관련 연구는 원숭이의 폐 세포를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할 때에는 세포 실험을 거쳐 동물, 인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볼 때 인체를 이용한 임상시험과 세포를 이용한 시험 결과를 유의미하게 비교·분석하기 어렵단 점이다. 질병관리청 또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질병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나온 뒤에 효능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했단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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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남양유업이 주가 상승 등을 목적으로 인체 임상시험의 중요성을 고의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 자본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현재의 상황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금융당국 등이 조사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일반 소비자들의 시선은 차갑다. 확실한 인체 실험 결과도 없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자사 상품 홍보에 이용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은 오너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발표로 반짝 주가 상승효과는 누릴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실망감만 키우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남양유업의 이번 발표로 코로나19로 불안감에 떨고있는 소비자들이 앞다퉈 불가리스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다만 해당 효과가 과장됐거나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이미지 실추나 실적 악화 이상으로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양유업은 영업사원에 대한 폭언과 갑질, 대리점 밀어내기, 경쟁 업체 비방 댓글 달기 등 크고 작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며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지난 2018년 6024억원이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9년 5469억원, 지난해 5078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7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3년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 또한 최근엔 20만원대로 급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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