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난이도는 높지 않았더라도, 책상 가림막 설치 등 달라진 시험 환경에서 치르는 첫 과목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감이 작용했거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학습량 부족으로 수험생들의 학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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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주요 입시업체들이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커트라인 점수를 살펴보면, 국어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87~89점으로 전망됐다.종로학원은 89점, 대성·스카이에듀 88점, 메가스터디·비상교육·유웨이·이투스·진학사는 87점 등이다.
이는 올해 국어영역 난이도가 쉬웠을 것이라는 입시업계와 현장 교사들의 당초 예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치다. 앞서 수능 당일 오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올해 수능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다소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입시업계의 예상도 비슷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1등급 커트라인은 80점대에 머물러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불수능`이라 불리는 2019학년도 국어영역(1등급 컷 84점) 보다 불과 3~5점 높은 수준이다. 2017·2018·2020학년도 수능 1등급 컷은 모두 90점 이상이었다. 2등급 컷도 77~83점의 분포를 보여 2019학년도(78점)과 비슷했다.
시험 난이도 자체는 평이했으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시험 환경 변화와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출제기관이 쉽게 출제하려 했던 의도는 분명히 보였으나 선택지 내용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다소 정교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생들의 절대적인 학습량이 부족해지고 공부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고3 부장교사는 “가뜩이나 1교시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큰데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과 마스크 착용 등 달라진 환경 변화로 더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봤다.
◇인문계 주요대 합격선 상승, 자연계는 다소 하락 예상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가형 92점, 나형 88~92점으로 예상됐다. 가형의 경우 모든 업체가 92점을 전망했다. 나형은 종로학원·진학사 92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메가스터디 89점, 대성·비상교육·스카이에듀·유웨이·이투스가 88점으로 예측했다. 2등급 커트라인은 가형 84~85점, 나형은 83~86점으로 형성됐다.
다만 현재 가채점 반영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은 시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90점 이상일 경우 1등급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7.43%였다. 입시업체와 현장 교사들은 이번 수능 영어영역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분석함에 따라 올해 1등급 비율은 7~9%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올해 9월 모의평가(1등급 5.8%)와 전년 수능(1등급 7.4%) 보다는 쉽게 출제됐다”며 “올해 6월(1등급 8.7%)보다도 쉽게 출제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는 국어·수학·탐구 원점수를 기준으로 인문계열 주요대 합격선은 전년과 비교해 상승, 자연계열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문계열 최상위인 서울대·고려대·연세대 경영학과 합격선은 300점 만점에 290~294점, 자연계열 최상위인 주요 의대 합격선 288~294점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인문계열은 국어가 다소 어려웠지만, 수학 나형이 쉽게 출제돼 인문 상위권은 전년 대비 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대 합격선은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또 “자연계열의 경우 국어가 다소 어려웠고, 수학 가형도 어렵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최상위권은 전년과 비슷, 상위권은 다소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