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회사채 만기 6600억…삼성重, 증자에도 신용등급 `비상`

함정선 기자I 2017.12.06 11:48:05

삼성중공업 1.5조 유상증자..차입금 선제 대응
내년까지 7000억 적자 예상..수익 악화로 신용등급 유지 ''빨간불''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대규모 영업적자를 예고하며 신용등급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가 ‘BBB+’를, 나이스신용평가가 ‘A-’를 부여하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신용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올해 5월까지 1조5000억원의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70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당장 재무구조 개선은 가능하다. 지난해에도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 투자 자산 매각으로 현금이 유입되며 지난해 9월 기준 4조300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을 올해 9월 말 2조4000억원까지 줄였다. 부채비율도 217.5%에서 112.3%로 줄였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일시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회사채 만기도래만 6600억원에 이른다. 2월 만기도래만 5000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이 ‘BBB’급임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된 자금 중 3분의1이 2월 회사채 만기 대응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실적이다. 대규모 적자가 이어질 경우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고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도 삼성중공업의 단기 유동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수주잔고 감소 등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놓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시장 환경 악화에 따른 수주 부진이 지속되거나, 해양·플랜트 부문의 추가 손실 발생 등으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는 트리거(조건)를 달아둔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중공업의 해양시추설비 인도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해양시추설비 중 7기가 수주잔고로 남아었거나 중재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가하락 이후 발주처의 해양시추설비 인도 유인이 크게 감소했고 주요 발주처의 수익성 악화, 자금조달여력 감소 등으로 수주잔고로 보유 중인 해양시추설비의 인도일정이 수차례 연기되고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