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조선, 철강 등 동남권 주력 업종의 부진기업으로 이 지역에 기반을 둔 상장기업의 성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가 20일 발표한 ‘동남권 상장기업 경영실적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남권에 본사 또는 주사업장을 두고 있는 상장기업의 성장성은 2013년부터 크게 낮아졌으며 2016년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평균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선, 기계, 철강 등 동남권 주력 업종의 부진으로 매출액 증가기업 비중은 2013년 이후 60%를 하회하는 가운데 2016년 상반기의 경우 최근 6개 사업연도 중 가장 낮은 47.1%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4년 이후 개선 추세로 2016년 상반기에는 5.7%로 회복됐다. 흑자기업 비중도 80.2%로 높아졌다. 이는 원가절감 및 판관비 축소 등 이익 보전을 위한 자구노력 결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동남권 상장기업의 업력에 따른 경영실적 분석결과 경제개발연대기(1960~1980년)에 창업한 기업군에는 평균 이상의 수익 창출을 보인 업종이 다수 분포해 있어 타시기에 창업한 기업군보다 양호한 경영실적을 시현했다. 수출 및 내수기업별 수익성 분석에서는 음식료, 건설 등 소비재 중심의 내수기업이 대외경기 악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편 동남권 상장기업 중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2.3%로 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부 수출기업 및 장기간 업황이 부진한 조선관련 업체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이면서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이중부실 상태여서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는 “세계경제가 상당기간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므로 구조조정과정에서도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업황이 양호한 전기·전자, 의료 업종에 대한 지원 및 육성으로 산업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대비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개별기업의 인식 개선을 강조했다. 동남권 코스닥 업체의 경우 2016년 상반기 중 IR개최실적 보유기업이 10개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성국 BNK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남권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성숙기에 진입한 주력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R&D투자를 강화하고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