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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무역'은 옛말..해외서 '자원 금맥(金脈)' 캔다

한규란 기자I 2013.09.24 16:23:58

국내 종합상사 자원개발 사업 ''주력''
"중장기적 수익 증대 기대"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 등 국내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 업체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과거 주력 사업이던 무역업에서 벗어나 세계 각국에서 자원 금맥(金脈)을 캐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당장 자원 개발로 거둬들이는 이익은 많지 않지만 석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원자재 확보에 주력해 중장기적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상사, 잇따라 ‘자원개발’ 올인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은 지난 6월 미얀마 가스전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7월부터는 중국 국영회사인 CNPC의 자회사 CNUOC에 가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발견한 3개 미얀마 가스전 가채매장량은 4.5조 입방피트(원유 환산시 약 8억 배럴) 다. 이는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치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가스를 판매해 앞으로 25~30년간 연 평균 3000억~4000억 원의 세전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는 세전 이익 1250억 원 가운데 자원개발 비중이 27%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66%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상사(001120)는 2000년대부터 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석탄, 석유, 비철, 조림사업 등 30여개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전 이익 가운데 70% 가량을 자원 개발로 거둬들였다. 올해도 카자흐스탄 아다 유전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했고 중국 완투고 석탄 광산의 생산량을 550만t에서 600만t으로 늘리는 등 자원 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네트웍스(001740)는 지난 2010년 투자한 브라질 철광석 개발사 MMX의 실적 개선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지분법투자이익 외에 철광석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011760)는 사업 단계별로 생산 5개, 개발 1개 , 탐사 1개 등 총 7개의 자원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카타르와 예멘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호주 드레이톤 탄광과 베트남 11-2 광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000830) 상사부문은 자원 개발과 연계한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9월 착공한 카자흐스탄 발하슈 복합화력발전소와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얀마 북서부 해상에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쉐 해상 생산플랫폼’. 대우인터내셔널 제공
◇무역업 부진에 자원개발로 눈돌려..“중장기적인 수익 기대”

이처럼 국내 종합상사가 자원 개발에 집중하게 된 것은 주력 사업인 무역업이 부진한 탓이 컸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수출 역군’으로서 종합상사의 힘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종합상사의 위상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제조회사들마다 종합상사에 대행료를 주고 수출하는 대신 자가 수출의 길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해외 지사나 법인을 세워 자체적으로 무역업을 하면서 상사들의 강점이었던 해외 네트워크 강점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며 “국내 종합상사들이 주력사업인 무역으로만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일본 종합 상사들이 무역 대신 자원·곡물투자에 성공하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실제로 일본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마루베니, 스미토모 등 대형 종합상사 7개사는 작년 3월 결산 결과 배당금이 1조엔에 달했다. 이는 대부분 해외 유전·가스전·광산 투자에서 나온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종합상사가 자원 개발에 투자하는 규모에 비해 이익은 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꽤 짭짤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종합상사의 자원개발사업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종합상사들은 자원개발사업부문에서 대체로 보통 이상의 사업안정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개발과 탐사 작업이 진행 중인 곳이 많아 당장은 돈을 못 벌고 있지만, 앞으로 생산이 시작되면 중장기적인 수익성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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