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11 총선 비례대표 순번 11번에 배정됐다. 당초 거론됐던 1번과 당선 가능권 후순위인 20번 사이에서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가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위원장을 비롯한 46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비례대표 후보자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심의를 거친 후 21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박 위원장이 11번에 배정된 것은 총선 이후 당 운영, 비례대표의 상징성, 여론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총선 이후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해 박 위원장의 원내 진입이 필수적이지만, 비례대표 1번에 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정당 지지율로 의석이 주어지는 비례대표의 성격상 1번은 당의 정체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국민 눈높이 공천을 주장했던 박 위원장을 1번에 내세웠다가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제로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 1번 배정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야당에서 ‘박근혜 눈높이 공천’ 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박 위원장도 “비례대표 1번은 당에 기여할 분을 우선적으로 배치해 달라”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승리를 위한 배수진을 친다는 의미에서 당선권 후순위인 20번대에 배정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역시 폐기됐다. 대표 인물을 후순위에 배치함으로써 정당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작위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공천위원장은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이) 말(末)번에 가는 것은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과거 말번으로 하면 국민을 협박한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다양한 배경의 후보자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비례대표 1번에 배정된 민병주(53)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력 분야에서 20년간 연구와 정책 개발에 노력해온 여성과학자 출신이다. 4번에 배정된 조명철(53) 통일교육원장은 탈북인 출신으로 남한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통일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3번의 윤명희(55) 한국농수산식품CEO연합회 부회장은 여성 CEO이자 발명인이며, 6번의 주영순(65)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 토박이 상공인인 점이 높이 평가됐다.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신의진(49) 연세대 의대 교수가 7번을 받았고, 박 위원장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안종범(52)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도 안정권인 12번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 탁구선수 출신 이에리사(57) 용인대 교수는 9번에,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필리핀 출신 다문화 가정 주부 이자스민(35)씨는 17번에 배정됐다. 23번에 배정된 손인춘(53) 후보는 육군 부사관 출신으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한편, 비례대표 8번에 배정된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당 대변인을 지낸 조윤선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 남녀 대변인에 내정됐다. 새누리당은 21일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박근혜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46명)
1. 민병주(53)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여)
2. 김정록(61)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3. 윤명희(55) (사)한국농수산식품CEO연합회 부회장(여)
4. 조명철(53) 통일부 통일교육원 원장
5. 강은희(47) (사)IT여성기업인협회장(여)
6. 주영순(65) 목포상공회의소 회장
7. 신의진(49)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여)
8. 이상일(50) 중앙일보 논설위원
9. 이에리사(57) 전 태릉선수촌장(여)
10. 이만우(62)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11. 박근혜(60)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여)
12. 안종범(52)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13. 김현숙(45) 숭실대학교 교수(여)
14. 김장실(56)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15. 이봉화(58)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장(여)
16. 최봉홍(69)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
17. 이자스민(35)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여)
18. 송영근(65) 재향군인회 정책자문위원
19. 류지영(62) (사)한국유아교육인협회 회장(여)
20. 박창식(52)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
21. 민현주(42) 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여)
22. 김상민(38)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 대표
23. 손인춘(53) (사)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사(여)
24. 이재영(36) World Economic Forum 아시아팀 부국장
25. 현영희(60)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여)
26. 이운용(50)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실 보좌역
27. 신경림(57) 전 대한간호협회 회장(여)
28. 양창영(68) (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29. 박윤옥(62) (사)한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회장(여)
30. 이동주(47) 새누리당 기획조정국장
31. 장정은(44) 21세기 여성정치연합 이사(여)
32. 이원기(46) 새누리당 대변인 행정실장
33. 김용숙(59) 아·나·기(아줌마는 나라의 기둥) 대표(여)
34. 정병국(61) 청파포럼 회장
35. 정윤숙(55)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감사(여)
36. 김인겸(58) (주)교차로신문사 회장
37. 서미경(42) 새누리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여)
38. 윤기성(69) 전 서울시의원
39. 한정혜(43)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문화관광분과 간사(여)
40. 박주웅(69) 전 제10대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협의회 회장
41. 정수경(53) 서울지방변호사회 상임이사(여)
42. 이민수(46) 새누리당 총무국장
43. 최유수(61) (사)한국헤어피부미용중앙회 상임고문(여)
44. 김외철(44) 새누리당 원내행정국장
45. 신향숙(42) (주)애플앤유 대표이사(여)
46. 백기엽(46) 새누리당 국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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