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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버냉키 빅랠리..감흥은 2% 부족(마감)

오상용 기자I 2006.07.20 16:05:40

40P 가까이 급등..나흘만에 1270선 회복
외국인 선물매수 2년래 최대..프로그램 매수 촉발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주식시장이 `버냉키의 입`을 재료로 랠리를 타며 나흘만에 1270선을 회복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국회 발언이 강력한 긴축에 대한 시장 우려감을 덜면서 전날 뉴욕증시에 이어 서울증시의 급등을 낳았다.

연중 두번째로 큰 상승폭이었음에도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여전해 거래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고 지수 상승을 견인한 동력도 프로그램 매수세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도 프로그램 매매를 빼면 매도우위였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8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2004년 8월12일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매수는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로 이어져 1270선 회복의 밑천이 됐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39.65포인트(3.21%) 급등한 1273.3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6월16일(3.51%)에 이어 연중 두번째로 큰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5일 이동평균선(1256.10포인트)과 20일선(1266.26포인트)을 회복했다. 다만, 60일선(1230.36포인트)와 120일선(1337.63포인트) 등 중장기 추세선은 하회하고 있다.

수급측면에서 오전 매수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오후 매도로 전환, 1203억원을 순매도했다. 8일째 `팔자`세다. 개인이 1590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2669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코스피선물 1만2013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2004년 8월12일(1만4302)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로 시장 베이시스가 0.5 이상에서 형성되며 3122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불러왔다.

전종목이 상승한 가운데 그간 낙폭이 컸던 은행·증권·건설업종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코스피 은행업종지수는 전날 보다 5.81% 급등했고, 증권과 건설업종지수도 각각 5.20% 및 5.83% 뛰었다. 기계와 전기전자 업종도 각각 4.25% 및 3.33% 올랐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급등했다. 특히 사흘연속 내림세를 탔던 국민은행이 6.30% 올라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LG필립스LCD도 LCD업황 호조에 대한 기대감으로 6.25% 급등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3.1% 오른 5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60만원 회복을 목전에 뒀다.

LG필립스LCD가 향후 업황개선 기대감으로 6% 이상 급등세를 연출하자 LCD부품주인 금호전기도 6.02% 오르며 동반 상승했다.

대형 건설주의 분발도 두드러졌다. 현대건설이 이라크 미수채권 이자를 처음 수령했다는 소식에 4.6% 뛰었고, GS건설과 대우건설도 7%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건설주들이 그동안 장마철이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공사진행에 따른 기성고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고려아연이 실적 호조 전망에 닷새만에 5.5% 급등했고, 이 회사 최대주주인 영풍도 3.07%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2억885만주, 거래대금은 2조9221억원으로 전날 수준을 웃돌았지만, 최근 평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유가와 실적·경기둔화 등 남은 악재를 헤아리며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2개를 비롯 630개, 내린 종목은 146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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