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이전에 한 차례 원치 않은 임신중절이 있었던데다가 현재도 임신 중이며, 범행 이후 구호를 위해 노력했던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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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복부를 여러 차례 공격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정신적·신체적 충격이 큰 점을 고려해달라”며 구형 요지를 밝혔다.
이날 진행된 피고인 심문에서 A씨는 임신 중이었고,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원하지 않은 임신중절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와 변호인 등에 따르면 A씨와 남자친구는 지난해 처음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A씨 측은 항상 남자친구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했고, 사과하더라도 ‘진정성이 없다’며 훈계를 받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임신을 하게 돼 임신 중절을 강요당했고, 이후 우울감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는 피임을 권유했지만, 남자친구는 이를 묵살하고 결국 두 번째 임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 번째 임신 중절 요구를 받은 지난 9월, 병원 예약 날이 다가올수록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등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당시 A씨가 범행 이후 ‘119 구급센터’ 등을 검색하고, 옆집에 119신고를 요청하기 위해 문을 두드린 사실 등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최후 변론에서 A씨 측 변호인은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피해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존중받지 못했고, 임신 중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했다”며 “뒤늦게나마 잘못을 깨닫고 적극적인 구호 조치에 나섰으며, 범행 역시 전부 자백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주택에서 잠들어 있던 30대 남성 B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이후 직접 소방에 신고했으며, 소방과 함께 출동한 경찰이 그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후 같은 달 23일 도망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1월 첫 공판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그는 B씨로부터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범행 후 신고가 이뤄지기까지 20분가량 지연됐고, ‘경동맥 내리치면’, ‘흉기로 경동맥’ 등을 검색한 기록 등이 나왔다는 점에서 그의 구호 의지 및 노력 등에 대해 논쟁이 오간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 A씨는 B씨 가족에 대해 죄송함을 전했다. 구속 상태로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피해자 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년 1월 20일 A씨에 대한 최종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