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GP 최단거리 580m 불과…1km 내 GP부터 우선 철수

김관용 기자I 2018.08.22 11:12:13

고성 '금강산 전망대' 인근 GP 최우선 철수 협의
송영무 "남북간 GP 1km 이내 있는 것 우선 철수"
산악지대인 동부전선 GP 부터 단계적 철수 추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남북한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의 단계적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 가장 가까운 GP 부터 철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간 가장 가까운 GP는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금강산 전망대’(717 OP) 인근에 있다. 이격 거리가 580m에 불과해 소총의 유효사거리 내에 위치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10여 개의 GP를 시범 철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단계에 있다”면서 “북한과 (군사분계선에서) 1km 이내에 있는 GP를 우선 철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DMZ 내 남북 공동 유해발굴, DMZ 내 GP 시범 철수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구체적 이행방안을 추후 논의키로 한 바 있다.

우리군 중·서부 전선의 GOP 철책 [사진=이데일리 DB]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당시 군사분계선(MDL)을 사이로 남북 각각 2km 구간을 DMZ로 설정했다. 이 4km 구역 내에선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된다. 하지만 남북한이 정전협정 규정대로 DMZ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북측은 산과 계곡 등의 자연장애물로 북방한계선에선 남쪽을 감시하기 여의치 않자 DMZ 내로 1~1.5km까지 진입해 철책선을 설치하고 GP를 만들었다.

이에 남한 역시 남방한계선에서 500m까지 DMZ 내로 진입해 철책을 설치했다. 우리 군의 DMZ 내 GP 및 OP는 100여개로 수적으로 북측의 약 3분의 1수준이다. 우리측 GP는 콘크리트 건물 전체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반면, 북측 GP는 1~2층만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 놓고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게 땅 밑에 숨겨뒀다. 특히 북측은 박격포 진지 234개소, 고사포 진지 92개소, 대전차포진지 28개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군도 이에 대응해 기관총과 유탄발사기 등을 DMZ 내에 반입했다. 지금의 DMZ는 말이 비무장 지대지 사실상 ‘중무장 지대’인 셈이다.

평야지대가 많은 서부전선 쪽은 남북한이 DMZ를 준수하고 있지만, 산악지대인 동부전선의 경우 양측 GP가 전방으로 추진돼 있다. DMZ의 평화지대화 원칙에 따라 동부전선 중심의 GP 철수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우선순위로 검토되고 있는 금강산 전망대 인근 GP를 철수하더라도 우리 군의 북측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GP 시범철수에 대해 “MDL은 한반도에서 적대적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며 “GP 철수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지만, GP를 시범 철수하는 것은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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