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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韓국가신용등급 AA-(안정적) 유지.. 지정학적 리스크 여전히 부담

이진철 기자I 2018.06.22 11:07:24

북한 비핵화 선언 긍정적.. 장기간 소요 가능성 높아
경제성장 모멘텀 올해와 내년 둔화 전망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인 ‘AA-(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유지 결정의 이유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로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긴장은 완화됐으나,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신용 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군사적 대립 위험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반복된 긴장의 고조·완화 패턴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합의 이행에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깨지기 쉬우며, 중·일 등 주변국 이해관계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재정 상태(balance sheet)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의 경제 성장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률은 올해 2.8%, 내년 2.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고용 창출·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내수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 둔화, 유가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미·중 통상갈등 또한 성장 전망의 하방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현재의 성장세는 AA등급에 부합하지만 빠른 고령화, 저생산성 등으로 중기적으로 2.5% 수준으로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6%, 1.9%로 한국은행의 목표치(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 25bp 수준의 점진적 통화긴축(2020년 2.25%)이 예상되지만 미국 금리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따른 자본유출 확대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둔화로 작년(GDP 대비 5.1%)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2018년 4.1%)이지만 외환보유액은 7.5개월 경상지급액에 해당해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정보를 공개함에 따라 일방향 개입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관련, 올해 추경(GDP의 0.2%) 등을 감안할 때, 2018년 재정흑자는 GDP의 0.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부채(GDP 대비 38.1%)는 AA등급(중위값 38.3%)에 부합하며, 전체 공기업 부채는 2012년 GDP 대비 23.0%에서 2016년 19.4%로 하락했음에도, 묵시적 우발채무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투명성 제고, 정부ㆍ기업간 분리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개혁은 거버넌스를 개선해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높아 향후 진전이 예상되며, 재벌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기업구조를 변화 중”이라고 밝혔다.

Fitch는 향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요인은 △구조적인 지정학적 위험 완화 △신뢰할 정부ㆍ공공기관 부채감축 전략 시행 △거버넌스 개혁 등을 통해 가계부채 악화 없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하향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로 꼽았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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