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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화성-14 대기권 재진입 실패…실험실 갓 벗어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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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17.08.17 11:11:55

국방연구원 "화성-14 재진입체, 日 NHK 카메라에 잡혀"
재진입 실패 근거로 3가지 제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달 28일 심야에 기습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에 따른 김정은의 득과 실’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화성-14형의 재진입은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화성-12형에서 화성-14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시험발사를 통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거리 이상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재진입체는 가장 어려운 기술 분야로 꼽힌다. 재진입체 기술은 발사한 미사일이 대기권 밖을 비행하다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할 때 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 공기와의 마찰로 기체 표면에 상당한 열이 발생한다. 고열로 기체 내부의 전자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탄두가 중간에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열 제거 및 열 차단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대기중 재진입체 지나간 흔적없어”

이 연구원은 일본 홋카이도에서 우연히 NHK방송 카메라에 촬영된 화성-14의 탄두 재진입 영상을 통해 3가지를 재진입 실패 근거로 제시했다.

우선 화학적 삭마를 뜻하는 ‘융제’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수천℃에 달하는 고온의 플라즈마가 대기층에 남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첫 번째 근거로 들었다.

과거 미국이나 러시아가 공개한 실험발사 자료에는 주간이나 야간을 불문하고 융제 현상으로 발생하는 고온의 플라즈마 흔적(track)이 일직선으로 길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흔적이 식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시험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또 재진입체가 불꽃을 일으키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졌다는 점도 재진입 실패 근거로 제시했다. 모의 탄두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서 내폭장치를 터뜨린 것으로 보기에는 불꽃의 모양이 이상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측면으로 떨어지거나 공중에서 불규칙 회전을 하면서 떨어지던 재진입체의 온도가 상승해 내부의 모의 탄두가 발화되면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꽃이 보이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졌다는 점과 이후에 추가적인 폭발이 발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의 탄두가 정상적으로 폭발하지 않은채 비정상적으로 폭발하거나 타버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상 폭발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관측된 폭발 고도가 높아서 지상까지 도달하는 재진입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재진입체가 관찰된 고도가 대략 3~4km였다. 정상적으로 폭발해도 핵탄두로서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1km 이하 고도까지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표준 핵탄두라 할 수 있는 약 20kt 위력의 핵탄두로 피해를 최대화할 수 있는 적정 고도가 수백 m인 점을 감안하면 화성-14형의 핵탄두가 수Mt급이 아닌 이상 현재 폭발된 고도에서는 지상의 목표물에 대한 충격파, 열, 낙진 등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北 재진입 기술, 실험실 수준서 갓 벗어난 상태”

특히 김 연구원은 “재진입 기술은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듯이 단기간에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쉽게 기만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면서 “ 북한은 재진입체 기술 개발 중간 단계를 맴돌다가 개발을 포기하거나 재진입 능력 확보에 생각보다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재진입 기술은 지금 실험실 수준을 갓 벗어난 상태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재진입 능력(기술) 확보를 위한 과정을 5단계로 파악했다. △1단계 재진입체 외부를 감싸는 탄소계 복합소재의 확보 △2단계 재진입체 형상으로 제조 △3단계 실험실(PWT)에서의 융제현상 실험 △4단계 고각 시험발사로 마하 20이하에서 열전도 및 삭마현상 실험 △5단계 정상각도 시험발사로 마하 24이상, 재진입 각도 30~45도에서 열전도 및 삭마현상 최종 확인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북한은 이번 화성-14형 시험발사는 4단계를 시도한 것으로 재진입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화성-14의 재진입체가 불타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김정은이 추가 시험발사를 기획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액체연료 방식의 화성-14 이후에 고체연료 방식의 새로운 ICBM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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