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중국이 지난주말 위안화 환율제의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히며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경우 환율변동이 영업활동에 직접적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법인 자본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달러로 운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환차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은 자본금을 달러로 갖고 진입하고, 중국 외환관리국의 승인을 받아 일부 환전할 수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중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은행들 중 신한과 하나은행의 경우 자본금 총액중 약 60% 수준을, 외환은행(004940)과 우리은행은 약 50%를 위안화로 각각 운용하고 있다. 기업은행(024110)은 현재 자본금의 40%가 위안화로 환전돼 있다.
예를들어 자본금 총액이 20억위안이고 이중 절반을 위안으로, 나머지를 달러로 운용할때 연간 3%의 위안화 절상이 있다면 대략 2800만위안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현시점에서 달러-위안이 6.81위안, 3% 절상시 6.62위안이라고 하면 달러로 운용하고 있는 10억위안 규모의 자산 가치는 9억7200만위안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본금 중 달러 운용자산 규모가 클수록 환차손은 더욱 커진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자본금 중 위안화 환전 비중을 거래기업의 위안·달러 수요 등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이처럼 달러로 운용하는 부분에 대한 환노출이 불가피하지만 장부상 손실일뿐 실제 영업활동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또,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단기간에 큰 폭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그 영향은 더욱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재무재표상 환차손이 클 경우 신용등급이나 현지에서 자금조달(펀딩)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은행의 한 글로벌사업 관계자는 "환율에 따른 이익보다는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 즉 `이익의 질`이 우선시되지만 환율에 따른 손해가 커 이익이 감소할 경우 영업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할때 위안화가 강세로 갈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이 장기적인 사업 지속성 측면에서 위안화 운용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PBoC)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지난 18일과 동일한 달러당 6.8275위안으로 고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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