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제 5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의장으로 참석한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이사(할인점사업부장)는 “코로나19로 유통의 축이 이커머스로 이동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강도가 심화됐다”며 “롯데는 시장 트렌드와 고객 행동 변화를 주시하고 핵심사업을 강화해 재도약의 한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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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등 일회성 비용이 투입된 탓에 전년 대비 3.7% 감소한 15조 5812억원의 매출과 37.7% 감소한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해도 작년에 이어 오프라인 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백화점 고급화와 고객 체험형 대형마트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향후 영업 효율화 노력을 지속하고 부실한 점포 리포지셔닝 등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며 “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통업계 1위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대표는 “2022년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위드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는만큼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객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 하고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롯데쇼핑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부문에 대해서 강 대표는 “향후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핵심 점포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상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출점은 상권 중요도와 기존 계획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콘셉트, 규모, 시기 등을 재조정할 최적의 오퍼레이션을 추진하겠다”며 “콘텐츠 측면에선 라이프스타일, 프레시푸드, 해외 패션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마트·이커머스 부문에 대해 강 대표는 “신선식품 품질을 강화하고 자체 브랜드(PB)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스 위주의 마케팅에서 개인화 마케팅으로 전환하겠다”며 “이커머스는 스토리 브랜딩을 강화해 롯데온 밸류 프로포지션(가치 제안)을 제시하고 고객이 롯데온을 찾아올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부회장)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고 체질개선을 이어가겠다”며 “대형마트나 이커머스에서도 더 좋은 체험과 가성비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뒀다. 올해 M&A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부회장은 “사업과 연관한 M&A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롯데는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을 인수했고, 중고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 모빌리티 기업 쏘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에 나서고 있다.
◇주가관리, 변화 촉구하는 주주 목소리 커
이날 주총에서는 롯데쇼핑의 변화를 주문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로 열기가 뜨거웠다. 주주 A씨는 “빅마켓을 철수한다고 했다가 다시 유사한 창고형 할인점 ‘맥스’를 한다고 하는데 능력이 없는건지, 사업적 긴장감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며 “적자 투성이인 롯데컬처웍스는 매각돼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는 “롯데마트나 롭스의 직원들의 대응이 경쟁사 대비 좋지 않다는 평가를 쉽게 볼 수 있다”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가관리와 사업 성장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공모가 40만원으로 2006년 상장한 롯데쇼핑 주가는 2011년 백화점·대형마트의 고성장에 한 때 5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온라인 중심 유통 트렌드에 발빠르게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재는 10만원을 밑돌고 있다.
강 대표는 “롯데쇼핑은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유통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리더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며 “고객의 삶에 더 큰 가치를 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11건(△제52기 재무제표(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김상현 선임의 건 △사내이사 정준호 선임의 건 △사내이사 장호주 선임의 건 △사외이사 김용대 선임의 건 △사외이사 심수옥 선임의 건 △사외이사 조상철 선임의 건 △감사위원 김용대 선임의 건 △감사위원 심수옥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의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