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연초 대비 8.1% 내린 144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연일 주가 하락에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승탄력은 제한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전기전자업종지수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7.8% 하락한 상태다.
올해 1분기 계절적인 비수기에 고객사인 애플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은 최근 2013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 아이폰 판매량이 478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3700만대보다는 증가한 수치지만,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크게 빗나간 것. 게다가 2분기(1~3월) 매출액은 1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애플의 부진에 삼성전자가 덩달아 흔들리고 있다. 애플을 이기고 올라서면서 승승장구해왔지만, 애플의 부진에 반도체 관련 실적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비수기인데다 애플 재고조정 등에 따른 반도체 실적 둔화, 환율 하락 등으로 전분기대비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주요 IT업체들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대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034220) SK하이닉스(000660) LG이노텍(011070) 등도 부정적”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이차로 삼성전자에 재료는 납품하는 기업의 영업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이 매크로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단기적으로는 1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신규주문지수가 분위기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애플 주가는 미국 ISM 신규주문지수를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애플의 영향으로 1월 ISM 신규주문지수가 하락한다면 국내 IT 주가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IT산업은 대부분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중간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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