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후 발열…코로나 말고 이 감염병 의심해야

이지현 기자I 2022.09.01 12:03:01

진드기·설치류에 의한 감염병도 열감
긴옷 입고 피부 노출 최소화로 예방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추석이 다가오며 산소 벌초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을철 벌초 등과 같은 야외활동 시 감염병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질병관리청은 가을철 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과 설치류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인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등에 주의를 요구했다.

털진드기(질병관리청 제공)


쯔쯔가무시증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한다. 대체로 진드기에 물린 후 1~3주 이내 고열,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물린 부위에 가피(검은 딱지)가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 시기인 9~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8월 현재까지 683명이 감염되고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환자가 8.6% 증가한 규모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진드기에 물린 후 4~15일 이내 고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명률이 약 20% 전후로 높아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한 감염병이다. 주로 6~10월에 환자가 발생하고, 8월 현재까지 101명이 감염되고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작은소피참진드기(질병관리청 제공)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설치류 및 소, 돼지 등 가축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토양, 음식물 등에 사람의 상처 부위나 점막 등이 노출된 후 5~14일 이내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태풍, 홍수, 장마 때 오염된 물을 통해 균에 노출된 후, 9~11월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 8월 현재까지 신고된 환자 수는 54명이다. 올해는 폭우에 늦가을 태풍까지 예고돼 이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증후군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인 쥐의 배설물, 소변, 타액 등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건조돼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 난 피부 등을 통해 감염된다. 2~3주 이내 발열, 출혈소견, 신부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야외활동이 많은 이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성별로는 남자, 직업별로는 군인과 농부에서 환자가 집중된다. 올해 8월까지 신고된 환자 수는 112명이나 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농작업이나 추석 명절 전후 벌초, 성묘 등 야외활동 시 긴 소매, 긴 바지 등을 착용해야 한다. 귀가 후에는 바로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인해야 한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쥐 배설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농작업, 수해복구 등 야외활동 시 피부보호를 위해 반드시 방수 처리가 된 장갑, 작업복, 장화를 착용해야 한다. 농부, 군인 등 고위험군은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와 가을철 발열성 질환의 증상이 유사하므로, 코로나19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을 의심하고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최근 활동 상황을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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