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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0% 올리면 고용 최대 0.79%↓…취약계층서 피해"

김소연 기자I 2019.05.28 11:25:47

28일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서 연구 결과 나와
강창희 교수 "최저임금 인상, 고용에 부정적 영향"
"최저임금 외 다른 변수 고려해야" 반론도 제기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강창희 중앙대 교수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규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최저임금을 10% 올리면 국내 노동시장의 고용 규모가 최대 0.79%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노동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 주최로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정책토론회’에서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강 교수는 “최저임금이 10% 인상시 노동시장의 전체 고용 규모는 0.65~0.79%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추정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집군(集群) 추정법’이라는 방법을 도입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시간당 임금 수준에 따른 노동자 분포의 변화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강 교수는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08~2017년) 자료를 이용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규모에 미친 영향을 추정했다. 다만 최저임금이 16.4% 오른 지난해 자료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는 임금 구간(wage-bin)을 500원 단위로 구분해 설정해 최저임금보다 상당히 높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잡고, 그 아래 임금 구간의 노동자 분포 변화 누적치로 전체적인 고용 영향을 추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5000원을 더해 최저임금 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했을 때 최저임금이 10% 인상하면 전체 사업장의 고용규모는 0.6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사업장 규모별로 분류하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 규모는 2.18% 감소, 5~29인 사업장의 고용규모는 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0.98%)과 30∼299인 사업장(0.42%)은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보면 최저임금이 10% 증가할 때 도소매업의 고용은 1.4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과 음식숙박업의 고용규모도 각각 1%, 0.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청년, 노년층, 5인 미만 사업장,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집단에서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과도하게 추정했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날 두번째 발제를 맡은 황선웅 부경대 교수 “기존에 발표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영향률을 너무 과도하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률 감소에 최저임금 영향 외 다른 요인을 파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이 올라 취업자 수가 16~17만명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는데, 일자리안정 자금 대폭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효과를 추정하는 규모가 너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변화와 경기 침체 등 이질적 영향에 대한 통제가 미흡해, 경기 침체에 따라 고용이 줄어든 영향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경기 여건이 좋을 때 의도한 효과를 상당히 보여주지만 경기 여건이 나쁠 때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결정 시기를 최대한 늦춰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시기에 가깝게 해 경기·노동시장 여건을 잘못 진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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