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크로스` 앞둔 비트코인…하루밤새 27兆 사라진 암호화폐

이정훈 기자I 2018.11.15 09:27:26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6%↓, 670만원대로
이더리움 22만원 붕괴로 시총 3위로…알트코인 일제 하락
비트코인 데드크로스 눈앞…규제·증시·하드포크 `흉흉`
뉴욕주 14번째 비트라이센스 발급…실물경제 채택 늘어나

최근 나흘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빗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흉흉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이 4년만에 처음으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평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 크로스를 앞뒀고 알트코인 가격들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악재도 다양하다. 그러나 실물경제에서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채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5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전 9시22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7% 가까이 급락하며 670만원대로 내려갔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는 이보다 큰 9.7% 하락률로 5730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날 6200~6300달러 수준에서 출발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5660달러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11일 이후 12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이같은 가격 하락은 여타 암호화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더리움은 9% 가까이 폭락하며 21만원대로 밀려나 시가총액 3위로 떨어졌고 리플코인(XRP)은 시총 2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역시 5% 이상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캐시도 12%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온체인FX에 따르면 MANA와 BAT, DNT 등 토큰의 가격도 20% 이상 폭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최근 24시간만에 240억달러(원화 약 27조1920억원) 가까이 급감하고 있다. 현재 시총은 1880억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총은 지난해 11월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근 4년만에 처음으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평선을 아래로 뚫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할 상황에 처했다.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할 상황이다. 이는 약세장으로의 본격 진입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지만, 과매도 국면에 따른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도 있다. 일단 지난 6월 저점인 5700달러에서 반등이 가능할 것인지를 확인한 뒤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갑작스러운 가격 하락의 원인이 뚜렷하진 않다. 일부에서는 소위 ‘고래(whale)’로 불리는 큰손들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염두에 두고 매도로 대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언급하고 있다.

크립토컴페어를 이끌고 있는 찰리 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낮은 변동성에 갇혀 있다보니 한 방향으로 시세가 분출하려는 힘이 생겨났을 수 있다”며 “그러나 거래소의 문제건 규제 차원이건 간에 대부분 시장이 갑자기 하락한 진정한 이유는 시간을 두고 분명하게 드러나곤 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켈리 BKCM 창업주 겸 CEO는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ABC(코어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SV(사토시버전)로 나눠질 비트코인캐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가총액이 낮은 일부 코인과 토큰이 큰 폭으로 추락한 것을 감안할 때 최근 이더델타 창업주를 기소한 뒤 대규모 벌금과 부당이득 환수 조치를 취했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ERC-20 토큰에 대해 규제 칼날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최근 불안해진 뉴욕증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토로 마티 그린스펀 선임시장 애널리스트는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들에 매도공세가 몰리면서 유사한 위험자산이면서 성장성이 높이 반영됐던 암호화폐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암호화폐시장내 유동성 공급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이 뉴욕주(州) 금융당국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암호화폐 관련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사업 인가증인 비트라이센스를 따냈다.

뉴욕주 금융감독청(DFS)은 이날 NYDIG는 물론이고 그 자회사인 NYDIG 트러스트컴퍼니에 대해 비트라이센스를 발급했다. 이로써 NYDIG는 역대 14번째 발급업체가 됐고, 앞으로 뉴욕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매매거래 중개는 물론이고 자산관리와 수탁업무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마리아 불로 DFS 금융서비스 감독관은 “금융서비스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진화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인 만큼 엄격한 규제 세이프가드를 통해 책임있는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DFS는 비트라이센스라는 일종의 인가증을 발급하며 이를 부여받은 업체들만 암호화폐 매매 중개와 암호화폐 지급결제업, 비트코인 ATM사업 등을 영위할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자본금을 유지하고 매분기 재무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내역 등을 의무적으로 기록하되 1만달러 이상의 고액거래는 신고하는 등 15개에 이르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로 인해 지난 2015년 8월에 도입된 비트라이센스는 작년까지 단 4개 업체에만 발급됐지만 이 때문에 뉴욕주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 진흥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올들어서부터는 발급이 늘어나고 있다. 이달초에도 코인소스라는 업체가 비트코인 ATM사업자로는 역대 첫 라이센스를 발급받기도 했다.

또 세계 최대 외환거래망인 외환동시결제시스템을 운영하는 CLS그룹이 IBM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네팅(netting)서비스를 수일 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네팅서비스는 다국적 기업 등의 본점과 지점간, 또는 지사간 외환거래를 건별로 결제하는 대신 일정 기간 후 차익만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날 컴퓨터비즈니스리뷰(CBR)에 따르면 앨런 맨쿼드 CLS그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IBM 씽크탱크 컨퍼런스에 참석, “CLS는 금융시장에서 분산원장 기술(DLT)을 기반으로 기업 수준에서,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첫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LS그룹은 하루 평균 5조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외환거래를 결제 처리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등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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