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신뢰와 소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 4월 취임을 전후해서부터 지금까지 강조하고 있는 단어다. 신뢰와 소통의 대상은 더할 나위 없이 국민과 시장이다. 하지만 이 총재와 한은이 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이 총재를 만날수 있는 기회는 매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직후인 기자회견과, 한은에서 개최되는 경제전문가·은행장 등 간담회, 외부 강연 정도다. 통상 1(총재)대 다수(기자)의 자리여서 총재의 깊은 속내를 읽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도 총재를 좀 더 밀착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1년에 꼭 두 번 있다. 10월경 한은 인천연수원에서 개최되는 ‘출입기자 워크숍’과 12월경 한은 소공동 본관 15층에서 열리는 ‘출입기자 송년회’가 바로 그것이다.
총재는 물론 국실장급 간부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임 김중수 총재 임기초까지만 하더라도 ‘출입기자 워크숍’은 1박2일로 개최됐었다. 김중수 총재 시절 온 국민들에게 회자됐던 “야근은 축복” 발언도 이 출입기자 워크숍에서 나온 말이다.
워크숍에서 총재와의 대화와 송년회에서 총재 모두발언은 그간 일정시점을 정해 보도하는 것을 전제로 해왔다. 하지만 이 총재 부임후 올 10월24일 열린 워크숍에서는 아예 총재와의 대화가 없었고, 지난 23일 개최된 송년회에서는 발언 자체가 비보도로 결정됐다. 워크숍에서는 총재와의 대화가 없다면 만찬시 모두발언이라도 기사화를 전제로 하자는 제안이 오가기도 했지만 묵살됐다.
한은의 일방통행이다. 워크숍에서는 “워크숍 직전 총재의 언론노출이 많아 더 할말이 없다”는게, 송년회에서는 “좀 더 속 깊은 대화를 위해 비보도로 한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올해 워크숍은 기자단에서 한때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둘지 고민하기도 했었다. 지난 23일 송년회 역시 총재 발언 직전 비보도를 공식화하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전 총재 시절 소위 ‘취재선진화 방안’이라 해서 한은 출입기자들의 손발을 묶으려 한 적이 있다. 이후 많은 출입기자가 한은, 좀더 정확히는 김 총재에게 등을 돌린바 있다. 이는 정통 한은맨 출신인 현 이 총재의 부임을 환영한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또 임기초 유례가 드문 부총재 중도사임에도 이 총재가 그간의 잘못을 바로잡고 잘해보려는 것이라는 생각들이 한은 출입기자단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분위기가 바뀐 것은 이 총재 취임후 몇 달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통화정책과 경제전망이 계속되면서 부터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향후 방향성은 인상”이라고 말한지 불과 몇 달만에 정반대 결정이 이뤄졌다.
한은은 내년 1월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비교적 큰 폭으로 낮출 판이다. 지난 10월 전망 당시 내년 유가 99달러 전망이라는 안이한 판단이 낳은 결과다. 한은은 현재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총재와 한은이 스스로 눈과 귀와 입을 막아 비판을 피해보자는 생각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와 한은을 향해 쌓여가는 레코드는 불신과 불통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신뢰문제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취임하고 곧바로 쌓여지겠습니까? 앞으로 쭉 레코드가 쌓여야 되는 것이다.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새해에는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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