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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술주 조정 가능성 높다" ECB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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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8.18 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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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여부 상관 없이 AI 불확실성 경제 전반 확대
철도·전기·닷컴 열풍 때도 혁신 기업 주가 급락
"현재 밸류에이션 합리적이더라도 조정 가능성"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격히 상승한 미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향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술주 조정으로 인한 충격이 유로존의 금융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하고 있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현재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기대를 반영하고 있더라도 향후 조정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을 기준으로 역사적 고점에 근접한 상태다. 유로존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미국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수년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ECB는 AI가 경제와 기업 이익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기술이라는 점과 별개로, 기술혁명 과정에서는 자산가격의 급등과 급락이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19세기 철도 투자 붐과 1920년대 전기·라디오 확산, 1990년대 닷컴 열풍 당시에도 혁신 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한 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기술의 초기 단계에서는 성공 가능성과 향후 이익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자들이 높은 상승 잠재력에 베팅한다. ECB는 엔비디아 주가가 2022년 이후 20배 상승한 것도 회사가 차세대 구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다만 AI 기술이 실제로 성공하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더라도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술 관련 불확실성이 개별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전체로 확대되면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기업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식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자신감과 낙관론으로 주가가 펀더멘털을 넘어선 경우에는 조정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ECB은 분석했다. 다만 AI가 예상보다 강력한 생산성 향상을 이끌 경우 조정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현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형성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 가계가 보유한 미국 기술주 규모는 약 4400억유로(약 721조원)에 이른다. 상당 부분은 직접투자가 아니라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형성돼 있다. 보험사와 연기금도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미국 초대형 기술주에 상당한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ECB는 이러한 펀드 중심의 투자 구조가 시장 충격을 증폭시키는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가 급락하면 펀드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이 높은 자산부터 매도하고,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이 크게 떨어진 자산까지 처분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과 환매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 조정이 광범위한 금융시장 불안과 동시에 발생할 경우 정책당국의 대응이 제한될 수 있다고 ECB는 경고했다. 닷컴 버블 붕괴 당시와 비교해 현재는 금리 인하나 재정정책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로존 증시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온 만큼 미국 증시의 조정이 유럽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ECB는 진단했다. ECB는 “미국 AI 관련 주식의 급락은 미국만의 문제로 남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 하락은 유로존의 투자심리와 금융조달 여건, 기업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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