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영입돼 20일 오전 전격 입당식을 가진 과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조광한 전 경기 남양주시장의 말이다.
조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남양주시장으로 당선됐지만 재임 기간 동안 경기도지사였던 당시 같은 당 소속의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재명 당시 지사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한 방침에 반발, 현금으로 지급한 것과 계곡·하천 정비사업의 원조 다툼 등 여러 사안이 촉발한 논란으로 임기의 절반 가량을 이 지사와 대립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입당이 알려진 19일 저녁 만난 조광한 전 시장은 “이재명 지사가 이끌던 경기도가 하다하다 못해 포털 아이디까지 추적해 남양주시의 8급 공무원을 터는 것을 보면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너 죽고 나 죽자’는 심정으로 싸움을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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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정치를 시작하고 두명의 대통령을 모시면서 몸담았던 민주당은 현재 이성을 잃었다”며 “민주당과 아무런 상관없는 당 대표 개인의 비위 혐의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사의 한축을 담당한 민주당의 정신이 모두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를 제외한 민주당 내 대다수 의원들은 이 대표 눈치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고민은 하지 않고 오로지 의원직을 유지해 직장을 계속 다니려는 회사의 임직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전 시장은 “이재명 전 지사와 각을 세웠다는 이유로 민주당은 나를 내쳤지만 국민의힘은 당대표와 사무총장까지 나서 나를 다시 정치권으로 이끌어 줬다”고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이처럼 ‘이재명 저격수’로 이름을 알린 조광한 전 시장의 국민의힘 입당 결정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조 전 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인천 계양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의 이곳 출마가 확정적이지 않은데다 조 전 시장 역시 선을 긋고 있다.
그는 “내가 인천 계양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면 내년 총선에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은 맞지만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곳은 남양주”라며 “총선 출마가 확정된 것도 아닌, 이제 막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사람인데 어디에 출마하겠다는 것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내가 가진 비전을 높이 평가해 준 만큼 당의 뜻을 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런 생각과는 달리 지역 내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조 전 시장이 남양주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맞붙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전 시장이 시장 재임 기간 동안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탄탄한 지지기반을 쌓은 것은 물론 조안면·와부읍 주민들과도 가족 같이 지내고 있는 점이 이같은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욱이 친명계 의원을 넘어 이재명 키즈로까지 불리는 김용민 의원이 현내 남양주병 지역구 의원으로 있는 만큼 이런 대결구도 역시 내년 총선의 충분한 이슈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두고 조 전 시장은 “만약 총선 출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순히 한 개 의석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더 큰 의미를 담은 선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시장은 지금의 대한민국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이고 있는 행태를 재차 꼬집었다.
그는 “국내 정세 안에서 만큼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정부를 비판하고 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대응해야 할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힐난하고 있다”며 “아무리 당이 다르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야당으로서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그때의 민주당이 아니다”며 “대통령의 생각이 더 이상 이성을 잃은 야당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은 20일 오전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곳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고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밀알의 역할을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조 전 시장은 2020년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 개입한 혐의로 올해 6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지만 지난달 사면·복권돼 정치 활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