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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국내 OTT 업계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NSK)와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 코리아(NEK) 양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매출 합계치 8120억6941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57% 증가했다. 이는 같은 해 국내 3사(웨이브·왓챠·티빙) 매출액 합계치인 5944억5840만원보다 36.6% 많은 수치다.
넷플릭스는 이번 투자를 놓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라고 자평했다. 넷플릭스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 속에서도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 콘텐츠를 향한 투자를 멈춘 바 없었다”면서 “지난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번 추가적인 투자 발표는 한국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한국 창작 생태계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뢰는 그간 넷플릭스가 선보인 한국 콘텐츠의 성적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의 역대 비영어 TV 부문 콘텐츠 10편 중에는 ‘오징어게임’(1위)을 포함해 ‘지금 우리 학교는’(4위), ‘더 글로리’(5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7위) 등 총 4개의 한국 작품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경우 약 9억 달러, 한화 1조2000억원 규모의 가치를 창출했다는 블룸버그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올해 넷플릭스가 공개할 예정인 한국 콘텐츠는 28편. 지난 2018년 4편서부터 매년 꾸준히 늘어왔다.
나아가 한국 콘텐츠뿐만 아니라, 이를 제작해내는 ‘한국 창작자’까지 세계의 관심이 확대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넷플릭스 측은 “‘훌륭한 작품의 제작’을 넘어, 특수효과(VFX), 특수분장(SFX), 후반 작업(Post Production), 제작 재무(Production Finance), 현장 지원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포진해있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것에서 차별화된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에 따른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흥행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는 곳으로 콘텐츠의 현지화를 담당하는 더빙 및 자막 업계를 꼽았다. 일례로 한 자막 업체는 지난 2015년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는 약 10개국 언어를 지원했으나, 2021년 기준 약 60개국의 언어 더빙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도 했다고 꼽았다.
한편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테드 서렌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를 만나 “서렌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직접 소개한 바 있다. 서렌도스 공동 대표는 “이 금액은 저희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며 “저희가 이렇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창작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