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48) 씨가 “형이 무겁다”며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인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이 씨는 지난해 5월 강원도 동해시에서 동거녀 A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당시 휘두르던 흉기가 부러지자 또 다른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 2001년에도 전 아내를 살해해 이듬해 징역 8년을 선고받았으며, 형 만기를 앞두고 2009년 2월 가석방된 뒤 베트남으로 건너가 그해 현지 여성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베트남 여성과 재혼한 이 씨는 불륜을 저지른 또 다른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려다 불륜 여성의 어머니가 결혼을 반대하자 살해한 것이다.
베트남 법원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은 이 씨는 8년 5개월만 복역한 뒤 2020년 출소했으며, 한국으로 추방된 지 2년도 안 돼서 또다시 동거녀를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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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의 끔찍한 범행은 지난해 11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졌다. 시청자들은 방송 뒤 “역대급”이란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부러진 칼날의 증언-안전모를 쓴 살인범의 정체’ 편에선 이 씨가 세 번의 살인을 저지르면서 계속 석방이 가능한 이유가 ‘모범수’였기 때문이었고, 가석방을 위해 주변에 ‘거짓 편지’로 도움을 청해 합의금이나 탄원서를 모았다고 했다.
또 이 씨의 주변 사람들은 호의적인 평판을 내놨으나 그의 가족은 전혀 달랐다. 이 씨가 베트남에서 가석방돼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을 때도 가족들은 두려워했고, 이 씨가 저지른 첫 번째 살인도 그를 피해 도망간 아내를 집요하게 쫓아가 살해한 사건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씨는 세 번째 살인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실시한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2000년대 후반 경기 서남부지역 등에서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하고 자신의 장모와 전처를 방화살해한 강호순과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