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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그가 소속된 여단은 올해 말 KCTC(과학전투훈련) 참가를 위해 체력증진을 목표로 야간 훈련을 비롯한 체력 단력, 군장 뜀걸음 혹은 15~20㎞의 행군을 매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는 “용사들 개인 기준에서는 과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훈련”이라며 “우리 대대는 혹한기 전술훈련 때 환자들도 억지로 최대한 참여시켜 40㎞ 행군을 진행,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군대전병원은 40㎞ 행군으로 인해 아픈 병사들에게 “휴식 여건을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진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대장은 “열외를 하려면 소견서를 떼 오고, 아니면 다 참여해라”고 말했다. 결국 중대장 지시에 따라 아픈 병사들은 진료를 받고 소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열외 되지 않고 공격 군장을 한 채 훈련에 투입됐다.
A씨는 “지난달 6일 야간 20㎞ 행군 때 전날 당직 근무를 섰던 간부들은 빠졌지만, 당직병들은 근무 취침이 끝난 후 바로 행군을 진행했고 소견서를 받아온 환자들도 ‘공격 군장으로 진행해라’라며 강제로 참여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더 어이가 없는 건 대대 참모부는 대대장 주관 소통 간담회를 진행한다며 산으로 등산을 가고 거기서 막걸리를 마시고 행군 참석을 하지 않았다”라며 “용사와 간부 모두 저녁 식사를 하고 행군 집합을 해 출발하려고 할 때 참모부 간부들은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막사로 돌아와 행군 참석은 하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A씨는 “모범을 보여야 될 간부들은 술을 마시며 놀고 아픈 병사들은 억지로 행군 참석을 하고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늘 설문을 통해 부대 훈련, 체력단련 강도가 과하다고 하면 ‘특수부대면 이게 맞는거다 오히려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이런 상황을 보니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203여단 측은 “세심한 배려와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한다”라면서도 “해당 부대는 다음 날 부대관리 등 임무 수행이 필요하거나 주간에 지형정찰을 실시한 간부에 한해 야간행군에 참여시키지 않았으며 대대장을 포함한 안전통제 간부들은 장병들과 함께 행군을 실시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행군대상이 아니더라도 행군 당일 음주 회식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엄중히 경고했다”며 “앞으로도 부대 훈련 지시에 따라 개인별 건강 및 체력 수준을 고려해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장병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지휘관심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