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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 할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임직원들의 첫 재판이 검찰의 공범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공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는 18일 삼성전자 백모(54) 상무와 서모(47) 상무,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안모(34)씨,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54) 상무와 이모(47) 부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었지만, 이들은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을 듣고 쟁점을 정리하는 날이지만, 백 상무 등의 변호인들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백 상무 측 등은 “기소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증거를 열람하지 못해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공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담합하거나 회유한 정황이 있다 보니 (아직까지) 기록의 열람·등사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수사와 관련해 다음 달 초까지는 마무리될 예정인 만큼 이후 열람·등사가 가능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여러 제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따져봐야 할 문제이긴 하지만 선별적으로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검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향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기소될 피고인들을 포함해 재판을 병합해 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이 이뤄진 백 상무 등 5명 외에도 지난 12일 구속기소된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사장, 박모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등의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돼 있다. 이외에도 기소가 이뤄진다면 이들 모두를 포함해 재판을 병합해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된 후 변호인들이 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다음 달 23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백 상무·서 상무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임직원의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담긴 자료를 삭제하고 회사 서버를 은닉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양 상무·이 부장 등도 증거를 인멸,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회사 서버를 빼돌리는 등 증거인멸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증거인멸과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4일 “증거 인멸과 같은 일이 발생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임직원들이 구속되고 경영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서도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입장문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