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기간통신사업자로 규정돼 있고, 전기통신사업법에 금지행위로 망중립성·플랫폼 중립성의 개념을 담고 있다. 통신사(KT,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나 대형 포털(네이버, 카카오 등)들이 콘텐츠 업체(CP)와 거래할 때 불합리한 조건을 붙이거나 부당하게 차별하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규제받는다.
또, 이와 별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이라는 가이드라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망중립성의 기본 원칙은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망중립성 폐지를 계기로 국회에서는 △망중립성을 완화하자는 법안(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발의)과 △망중립성을 강화하자는 법안(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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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유 의원 법안은 △통신사가 자신이 제공하는 역무와 경쟁관계에 있는 콘텐츠 등에 대해 트래픽 차단이나 이용 가능한 서비스 양의 제한 등 차별을 못하게 하고(경제적 트래픽 관리) △콘텐츠의 유형, 제공자 등에 따라 합법적인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것(기술적 트래픽 관리) 모두를 넣었는데, 과기정통부가 기술적 트래픽 관리 부분만 법제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낸 것이다.
송재성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가이드라인 중 지연금지(기술적 망관리)에 대해선 이견이 없어 법(유승희 법안 수정안)으로 상향하려는 것”이라며 “불합리한 차별금지에 대해선 ‘제로레이팅’까지 포함돼 찬반 양론이 있어 법안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환경과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않으면 IT 강국으로 가는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승희 의원은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를 따라가야 한다는 기조는 국회의원의 의무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의원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과방위는 조만간 법안심사소위 주최 ‘망중립성’ 토론회를 열고, 법제화 여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