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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나눠서 증시 살린다?..초고가주 액면분할시 거래 활기

김인경 기자I 2014.09.04 12:00:00

50만원 이상 초고가주 31개 종목..11개가 액면가 5000원
"액면가 나눠 거래량·개인투자자 접근성 높여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초고가주를 나누면 침체된 증시를 살릴 수 있을까? 50만원이 넘는 고가주를 액면분할하면 주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고자 하는 거래소의 논리를 뒷받침해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1주당 50만원 이상을 기록하는 ‘초고가주’는 총 31개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31개 종목 중 액면가가 5000원인 종목은 총 11개, 500원인 종목은 총 1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액면가가 200원인 종목 역시 SK C&C(034730) 등 5개 종목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측은 “초고가주의 경우, 액면가가 높을수록 시가총액 비중은 높지만 거래량이 저조하고 액면가가 낮을수록 환산주가가 높고 거래가 원활하다”고 주장했다.

초고가주 중 액면가가 5000원을 넘는 11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의 19.9%에 달하지만 거래량은 유가증권시장의 0.1%에 불과하다. 반면 액면가가 500원 이하인 초고가 종목은 소액주주의 접근성이 높아져 개인 거래 비중이 높다는 평가다 .

액면가가 200원인 SK C&C(034730)는 일 평균 14만주 거래되지만 액면가가 5000원인 오리온(001800)의 경우 일평균 거래량이 1만주에 그치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액면분할을 실시한 SK텔레콤(017670)은 주가가 상승하고 거래량이 급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0년 주당 5000원이었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해 주식가격을 기존 200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낮춘 바 있다.

제일기획(030000) 역시 액면 분할을 실시했다. 제일기획은 지난 2010년 액면가를 5000원에서 200원으로 낮추며 발행주식량을 460만주에서 1억만주 수준으로 늘린 바 있다. 이에 단기적(3개월)으로는 주가가 하락했으나 1년 6개월 이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는 것.거래량도 급증했다.

실제로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침체된 증권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7월 고가주의 액면 분할을 장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거래소 측은 “최근 정부가 증시활성화를 위해 배당 촉진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초고가주에 대한 액면분할이 선제적으로 실시되면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고가주의 경우, 금액 자체가 워낙 높다보니 개인투자자 보다 외국인 비중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배당촉진정책을 펴도 국내 투자자보다 해외 투자자가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평가다.

거래소 측은 “일부 기업은 주주수 확대에 따라 주권 행사의 압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액면분할이 주가와 거래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업 가치를 증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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