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이랑기자] 뉴욕 증시는 전일(24일) 악재에 무딘 모습을 보였다. 스타벅스, 모토로라, 아마존 닷컴 등의 실적 부진과 3월 신규 주택, 내구재 주문 등 경제 지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마감했다.
장 마감후 발표된 주요 기업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회계년도 3분기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월가 기대치를 상회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분기 순이익이 줄었지만 해외 실적 호조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25일 뉴욕 증시에는 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한 큰 재료가 예고된 건 없다. 전일 오름세에 이어 기업 실적도 호조를 보여 부담이 적다. 증시가 차분하게 상승하며 다우 지수가 1만3000선을 앞두게 되자 `바닥론`이 제기되는 등 여유로운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월가가 느끼는 두려움을 수치화한 변동성 지수(빅스)가 증시 바닥론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숏뷰(The Short View)` 칼럼을 통해 분석했다.
이날 장중 한때 빅스 지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선을 하회했다. 지난달 3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달만에 30% 이상 급락, 상승장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금융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금융시장이 `평형상태(equilibrium)`를 되찾기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론과 모기지를 저가 매수하기 위해 돌아오고 있다"고 낙관했다.
또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조기 시행도 심리적인 안도감을 심어주고 있다. 미국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예정보다 닷새 빠른 내주 월요일(28일)부터 세금을 환급받는다.
그러나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속단은 이르다. 1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3월 신규주택판매건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시발점인 부동산 시장 상황이 여전히 악화돼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상승 랠리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금융주도 불안하다. 메릴린치, 씨티그룹 등 금융 회사들이 `우린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하듯이 부진한 실적에도 배당금을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메릴린치가 올해 전 세계적으로 4000명을 감원하는 것을 포함해 월가에서는 5명중 1명꼴로 직장을 잃게된다. 금융 회사들은 부실을 털기 위해 인력도 적극 털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주요 대기업의 실적 발표는 없다. 엔터지 코프(팩트셋 리서치 집계 주당 순이익 1.51달러), ITT(주당 순이익 82센트), 굿이어 타이어 앤 러버(주당 순이익 50센트) 등이 실적을 발표하지만 증시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시간대학의 4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63.2를 기록하며 지난 82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4월 소비자신뢰지수(예비치)가 전월보다 크게 하락했다고 밝히면서 증시는 이미 충격을 흡수했기 때문에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지표 : 오전 10시 4월 미시간 대학교 소비자 신뢰지수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