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성신양회(004980)가 시멘트업 일변도에서 탈피해 바이오, 기계 등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신양회는 그러나 다른 기업들이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늘리는 것과 달리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지분인수로 경영권을 확보, 조심스럽게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성신양회에 따르면 생명공학사업 계열회사인 (주)셀론텍이 세원E&T(주)로 흡수합병됨에 따라 새로운 회사상호를 `세원셀론텍(주)`으로 변경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셀론텍은 제대혈 보관과 세포치료제를 연구하는 생명공학 비상장 벤처기업이다. 성신양회는 올해초 셀론텍에 대해 유상증자 참여, 구주매입, 전환사채(CB) 인수 등을 통해 지분 28.05%를 취득, 최대주주가 돼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어 셀론텍은 성신양회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상장회사인 세원E&T의 지분 42.8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세원E&T는 화학플랜트 설비제작, 바이오·정밀화학설비시공, 유공압기기 등을 제작·판매하는 회사로 세론텍이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성신양회 계열사로 편입됐다.(사진참조) 특히 세원E&T와 셀론텍이 흡수합병으로 비상장회사였던 셀론텍의 우회상장도 이뤄졌다.
성신양회는 또 비상장회사인 한국터보기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6.4%를 인수, 최대주주가 됐다. 성신양회의 기계사업 계열사로 편입된 한국터보기계의 성신양회 지분율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7.67%를 기록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시멘트산업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한계가 있어 신규사업에 진출 등 사업고도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이들 중소기업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신양회가 IMF 외환위기 이전 공격적인 대규모 설비투자로 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사업다각화에 상당히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90년 중반 시멘트 설비증대를 위해 수천억원대의 신규투자를 단행했지만 98년부터 2000년까지 과다한 차입금에 따른 거액의 이자비용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시멘트 판매부진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이후 회생을 위한 금융기관 지원과 구조조정 등으로 2001년 상반기에 들어서야 경상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경영이 정상화됐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세원셀레텍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투자한 계열사의 경우 증자보다는 기존에 발행됐던 BW나 CB 등이 전환될 시 지분인수를 통해 경영권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투자자금을 차입금이 아닌 내부 유보자금을 활용하고 있어 회사에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규사업 진출은 지난 99년부터 준비와 검토를 해왔지만 실제 투자는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이루어질 정도로 보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장성과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