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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시정연설 ‘불참’ 대응방침을 확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정감사 마지막 날 제1야당의 중앙당사가 침탈당한 폭거가 발생했다”며 “정부와 여당이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우린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전면 거부한다”며 “우린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대통령 연설을 직접 방해하는 행위보다는 더 정제된 방식으로 항의를 표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9시 32분쯤 ‘국회 무시 사과하라’ ‘이 XX 사과하라’ 피켓을 들고 항의에 동참했다. 의원들 뒤로 당직자들도 ‘사과하라’는 큰 팻말을 든 채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약 6분간 ‘민생 외면, 야당 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 모욕, 막말 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규탄 구호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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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김진표 국회의장과 입장하자 민주당은 예정대로 피켓을 든 채 침묵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측 경호원이 민주당 의원들 앞을 가로막자 “어디 국회의원 앞에 서 있어!” “경호원들 비키세요!”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민주당의 항의를 힐끗 바라본 후 무시한 채 김 의장과의 사전환담 장소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의 입장이 끝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예결위회의장으로 이동해 비공개 의원총회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이뤄지는 동안 이들은 시청하지 않은 채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시정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이 오전 10시 27분쯤 나왔지만 민주당은 회의를 이어갔다. 장외가 정리된 후 3분 뒤인 10시 30분쯤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재차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2차 규탄 대회에 나섰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헌정사의 초유의 일이지만 우리의 항의를 전했다. 다시 한 번 구호로 국민께 전하겠다”며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도 구호를 선창했다.
민주당은 후속 대응 방안 마련에 총력을 쏟을 예정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관련 대응 방안과 후속 입법과제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며 “(윤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해 놓았는데 이를 추진하기 위한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13시 30분에 김성환 정책위의장 주재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평가하는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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