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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산은 본사 정문 앞에 임시천막을 설치하고 3일째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9일 이틀간 정문 앞에서 시위를 하던 것과 달리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 30여 명은 이날 로비에서 “부산 이전을 위한 낙하산 인사”라며 투쟁을 이어갔다. 앞서 강 회장은 첫날 출근길 노조에 “같이 논의하자”고 밝혔지만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는 약속을 받아오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조 위원장은 “신임 회장 내정자 분과는 어제는 만나지 못했고 오늘도 아직 일정이 없다”면서 “실무자를 통해서 계속 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견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윤종원 기업은행(024110)장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20년 노조 반대로 취임 27일 만에야 본점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다만 사태가 길어지는 것은 강 회장과 노조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본격적인 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 회장은 8일 첫 출근을 저지당한 후 조 위원장과 독대 면담을 했다. 이날 이렇다 할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물밑협상 등을 통해 양측 의견을 교환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 또한 정상적인 절차로 임명된 신임 회장의 업무를 무조건 저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에 대한 비난여론이 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특히 산은이 쌍용차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와 같이 굵직한 이슈를 당면하고 있는 점도 회장의 출근저지가 오래될 수록 노조에 대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강 회장도 취임 초기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노조의 반발을 누르려고 하는 모습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앞서 강 회장도 취임 소감을 통해 “산업은행 전 구성원과 함께 마주하고 있는 당면 과제들을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노사간 갈등의 원인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는 점이 난제로 꼽힐 수밖에 없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임금 협상이라면 서로 양보하면서 조정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산은 본사 이전 문제는 대통령 공약으로 결국에 ‘실현하냐, 못하냐’의 경우의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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