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총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 종교예식에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겠다”는 내용의 기도를 올렸다가 교계 안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고인이 직접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사죄를 한 적이 없음에도 이 총무가 사실을 왜곡했다는 이유에서다. 교계 단체들은 영결식 이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이 총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교계 내 활동가 10여 명은 그의 사무실 앞에서 총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 총무는 “NCCK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과 전두환, 노태우 신 군부정권의 폭정에 맞서서 이 땅에 고난받는 민중과 연대하며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의 보편화를 이루기 위해 희생적으로 참여해 왔다”면서 “이 같은 정신을 엄중하게 계승하고 실천해야 할 NCCK 총무로서, 가해자인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참여한 것은 5.18 광주의 마음을 중심에 두고 사고하지 못한 중대한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에게 공적으로 부여된 기회를 선용해 가해자의 죽음의 자리에서 시대를 향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기도에 담아내고자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저의 참여 자체가 역사의식의 본질로부터 이탈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총무는 “5.18 광주의 마음은 국가장에 반대했고, 고인이 가족을 통해 남긴 사죄의 마음은 용서와 화해를 이끌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었다”며 “저의 기도 속에 담긴 사회적 화합에 대한 바람은 진실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적 정당성과 현실성을 얻기에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5.18 광주의 마음을 신앙적으로 재해석하고 실천하며 희생적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해온 모든 분들과 이를 계승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2030세대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무는 ”향후 이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철한 역사의식과 피해자 중심의 현실인식을 가지고 피해 당사자들, 지역교회 지도자들, 현장의 활동가들, 2030세대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5.18 광주의 진실 규명과 화홰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며 “NCCK 총무로서 저의 거취도 이제 곧 열릴 정기총회의 결정 앞에 사심 없이 맡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