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웠던 부분은 스타트업과 중견 이상 인터넷 기업 간 반응이 달랐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은 유영민 장관에 열심히 본인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가 수요를 늘려줬으면 좋겠다’, ‘영업용 차량 번호판 얻기가 어려워 사업에 힘들다’ 등 구체적이었다.
반면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와 지난해 순익을 낸 우아한형제들 등 중견 이상 인터넷 기업들은 하소연을 했다. 여론이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에 지나치게 부정적이다는 의견 등이었다. 정부에 대한 요구는 없었다. 다만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은 말아달라는 촉구 정도였다.
|
하지만 이들 기업의 상황은 더 좋아졌을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론은 더 악화됐고 사업 환경은 달라진 게 없다.
불만을 제기한다는 것은 달리보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는 얘기다. 중견 이상 인터넷 기업들이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불만이나 요구 사항이 아닌 하소연을 했다는 뜻은, 다시 말하면 정부에 큰 기대가 없다는 뜻이 아닐까. 물론 수십 명의 기자들이 앉아 있다 보니 눈치가 보였을 수도 있다.
사실 규제완화라는 달콤한 단어는 역대 정부가 써 왔던 말이다. 지금 정부도 마찬가지다. 장관이나 대통령 입장에서 하기 좋고 멋있는 말이다. 반면 집단소송제 도입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말은 논란이 될 수 있다.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언급조차 어렵다.
사적인 자리에서 장병규 제4차산업위원회 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기업인 출신이자 민간인 신분인 장 위원장은 규제 완화와 징벌을 양날개에 비유했다.
지난 1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서 그는 기업은 사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사업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았다. 그가 현재도 기업인이고 1조원 대 자수성가 자산가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놀랍도록 진솔한 의견이다.
기업에서 일했고 국회의원까지 역임했던 유 장관은 달랐을까. 그는 규제를 굉장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후에 징벌도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고 갈음했다. 기업에서 몸담았고 국회의원까지 했던 장관의 견해를 기대했지만 무리였다.
진실성은 누군가가 불이익을 감수할 때 드러난다. 장 위원장의 개인적 견해가 돋보였던 것은 기업인으로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자세가 전제됐기 때문이다. 유 장관의 규제 완화론이 전시성으로 비치지 않으려면 이것부터 하면 된다. 그들 부처와 공무원들이 불이익마저 감수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