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규모 지상 무기체계 전시회인 유로사토리는 1967년부터 시작해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60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6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진행된 개막식에는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과 최병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등 우리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2년 전보다 군사 무기의 산업적인 효율성, 군사 무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며 AI 기술, 전자기기 등 4차산업을 적용한 군용 장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무기 생산의 많은 수출, 수입이 이뤄지는데 국가 간 협력해 기술적으로 함께하고 신뢰도를 높이고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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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루마니아 측은 수출 협상 막바지에 다다른 K9 자주포 뿐만 아니라 수출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과 K2 전차 도입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 청장은 취재진과 만나 “현재 루마니아의 K9 자주포 수출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민국 방산업체는 28개사가 참가했다. 총 1070㎡ 규모의 전시장을 꾸렸다. 568㎡의 부스를 차렸던 2020년 행사보다 약 1.9배 늘어난 규모다.
우리 기업들은 동유럽 국가들에 수출했거나 계약이 진행 중인 핵심 무기들을 선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다연장 유도무기 체계인 ‘천무’를 유럽에서 처음으로 실물 전시했다. 폴란드도 지난 4월 한화와 천무 72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천무는 80㎞, 160㎞, 290㎞ 등 다양한 사거리 라인업을 자랑하는 다연장 로켓이다. 동유럽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제 122㎜ 구경 로켓을 사용할 수 있어 여러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이번 전시 기간 중 한국관을 찾아 천무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연장 로켓 도입을 검토해 온 노르웨이는 현재 미국산 ‘하이마스’와 천무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다연장 로켓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노르웨이나 스웨덴, 불가리아 등 국가에서 많은 문의가 있는데, 이들 국가에 맞는 변형된 모델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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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유인차량(UGV)도 눈에 띄었다. 무인으로 정보를 획득하거나 부상병, 탄약 등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자폭형 드론 등을 장착하면 공격 임무도 가능하다. 최근 현대로템은 UGV 기술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현대로템이 구상 중인 K2 전차의 미래 버전도 선보였다. 이 전차에는 130㎜ 포탄을 적용해 화력을 높이고 다양한 화기를 통해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또 최종적으로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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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차세대 방산 무기에 맞춰 탄약을 활용한 드론도 전시했다. 탄약투하공격 소형드론은 개발 완료 단계다. 세 발의 초소형 폭탄을 장착해 날아가면서 투하할 수 있다. 개발이 80% 정도 완료된 동축형 드론도 전시됐다. 동축형 드론은 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듈을 결합해 용도를 바꿀 수 있다. 전투 지원, 감시정찰, 폭발, 철갑 관통 등 상황에 맞춘 활용이 가능하다.
박우동 풍산 부회장은 “풍산의 소재들은 99% 이상이 국산화됐다”며 “다른 경쟁업체보다 품질, 가격, 납기, 고객으로부터 신뢰 등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에 탄약을 사용 안 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동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관에는 방진회가 구성한 중소기업관도 위치했다. 142.5㎡ 크기로 마련된 중소기업관에는 영풍전자,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등 13개 중소업체가 전시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