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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와 레미콘은 물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시멘트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철도를 통해 출하 기지로 이송하고, 여기서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를 활용해 각 레미콘 공장으로 이동한다. 시멘트 공장에서 BCT를 통해 소비자에게 발송하는 경우도 있고 선박을 통해 해안가 출하 기지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과정이 어떻든 결국 철도와 화물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시멘트사들은 생산 후 출하하지 못한 시멘트를 유통기지에 쌓아둘 수도 있다. 레미콘사들도 미리 받아 둔 재고로 생산 공장을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이틀 정도에 불과하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물류 파업 장기화 시 업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화물연대가 파업을 했을 당시 시멘트업계는 하루 150억원 규모 손실을 입었다. 성수기였던 당시와 달리 파업을 비수기인 연말에 진행한다 하더라도 하루 100억원이 훌쩍 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레미콘사들 역시 당시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시멘트 출하가 차질을 빚자 공장 셧다운(생산 중단)까지 겪었다.
일각에서는 동절기에 공급 차질을 빚을 경우, 향후 물류가 정상화됐을 때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날씨가 좋아 물류 파업 기간 동안 레미콘을 제외한 공사를 미리 해 두고 공급 재개 후 타설을 하더라도 적절한 강도를 낼 수 있어 공기를 대략 맞출 수 있었다”며 “하지만 동절기에는 레미콘 특성상 강도를 갖추기 위해 물리적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시멘트·레미콘 업계는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시멘트 값 인상에 따른 양측 간 진통까지 겪은 이후 이제야 한숨 돌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또다시 철도·화물 파업 예고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하면서 허탈함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물류 파업이 이뤄질 경우 시멘트와 레미콘 가동 중단이라는 연쇄 피해가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올 한해 여러 악재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상황이라 현장에서도 견디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