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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달러 환전에 나서고 있다. 당장 미국 주식을 살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매수할 것을 고려해 미리 싼 값에 달러를 사두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증권가에선 현재 달러가 충분히 싼 만큼 분할매수해도 좋을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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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힘을 못 쓰는 건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는 위안화의 강세로 인한 원화의 강세이고, 둘째는 달러 자체가 약세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나홀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가 강세를 띄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중국 수출경제에 연동되는 만큼 원화는 중국의 위안화와 흐름이 비슷할 때가 많다. 따라서 원화 역시 위안화에 동조해 최근 강세를 띄고 있다.
반면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탈피하기 위해 재정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찍어내는 달러화가 많다 보니 달러 값이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계속 언급되고 있는 것도 달러 약세에 힘을 싣는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세계경제 경기회복 국면 진행으로 인해 달러화는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기부양책 이슈가 부각되며 달러화 약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미리미리 달러를 환전해두고 있다. 미국 주식을 눈여겨보고 있는 한 투자자는 “지금은 미국 주식도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당장 주식을 살 생각은 없다”면서도 “달러가 지금 싸기 때문에 우선 달러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환전해 두고 나중에 주식 매수에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금 달러를 바꿔두는 것이 그리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평균환율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하락할 수 있겠지만 미국 주식 투자자라면 현재 구간에서 분할매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