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막시즘 다시 고개 들었다

안혜신 기자I 2012.07.05 15:31:20

마르크스 대표 저서 자본론, 공산당 선언 판매 불티
자본주의 위기론 대두되면서 마르크스 주의 부활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유럽 재정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지면서 자본주의 위기론이 재등장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주목받는 이론이 있다. 바로 칼 마르크스의 막시즘(Marxism)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르크스의 대표 저서인 ‘자본론(Das Kapital )’과 ‘공산당 선언’ 등의 판매량이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로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뮤지컬로 제작해 공연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성장 부진 등을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막시즘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막시스트들의 경제 철학에 대한 선호도는 지난 1980년말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면서 한동안 시들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의 막시즘 부활 열풍은 뜨거울 정도다. 가디언은 “마르크스는 죽어서 영국 런던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묻혔지만 자본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전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64년 전의 마르크스 논리가 새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흔들리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다.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유명한 저서 ‘공산당 선언’에서는 “부르주아는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사람이며, 부르주아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의 승리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위기 속에서도 탐욕을 감추지 않고 있는 월가는 마르크스가 정의내린 부르주아 계급과 꼭 맞아 떨어진다. 부르주아의 몰락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최근 성난 여론의 집중포화 대상이 되며 금융권 임원 연봉 제한 등 사회주의적인 정책이 쏟아지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고용자의 착취와 노동자의 인간소외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고 자본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지난해 금융권 탐욕에 반발하는 ‘1%에 저항하는 99%의 목소리’를 골자로 한 월가 점령시위가 발생하면서 더욱 힘이 실렸다.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인 자크 랑시에르는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단결할 기회가 박탈됐다”면서 “더 나은 공평한 사회에 대한 희망이 막시즘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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