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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필 장관은 26일 “시장 수요 변화를 노동 시간만으로 관리한다면 근로자를 기계 취급하는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경기와 상관없이 낙후된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 자동차업계가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해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생상선 향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업계는 1980~90년대 교대제 개편으로 8시간 근무를 정착시켰다. 이를 눈으로 확인한 이채필 장관은 완성차 업계에 팽배한 장시간 노동 개선 정책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력 효율성부터 재검토될 전망이다. 이 장관은 “기아자동차의 미국 현지 조지아공장의 경우 차량 1대를 만드는데 17.3시간, GM의 랜싱공장은 23시간이 걸린다”며 “현대차 국내 공장은 평균 31.3시간이 걸린다”고 비교했다.
국내 자동차회사는 미국 공장 보다 2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지만, 생산성은 그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임금근로자 기준)은 2111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92시간) 대비 400시간 이상 많다. 장시간 노동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산업 재해를 유발한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 장관은 “인력 편성 효율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93%, GM의 미시건주 랜싱공장의 경우 82%에 이르지만, 현대차 국내 공장은 50~60%에 머물고 있다”며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고용부의 장시간 개선 대책에 난색을 표하며 생산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지난해 기아차 조지아 공장 생산량은 27만3000대로 2010년(15만3000대)보다 78% 향상됐고, GM의 랜싱공장도 지난해 29만9000대로 2010년(27만8000대)보다 7.5% 개선됐다”며 근거를 댔다.
그는 이어 “미국은 교대제 개편으로 근로자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경영진도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며 재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장관은 교대제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금 저하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관은 “미국 자동차회사는 교대조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더라”며 “GM 랜싱공장의 경우 2조는 1조에 비해 시급을 5% 더 주고 3조는 1조에 비해 10% 더 얹어주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이 장관은 또 “현행법이 허용하는 탄력적 인력 운용 방침도 활용하겠지만, 외국의 합리적인 수준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번 다녀왔다고 해서 당장 결론이 나는 건 아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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