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각지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고성장세가 궤도에 오르며, 개발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현재 암젠, 마일란, 산도스, 비아트리스, 노바티스, 테바 등을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동아ST, 알테오젠, 프레스티지바이오 등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바이어시밀러 시장 확대에 따라 생산능력을 판가름 할 글로벌 CDMO 시장 역시 연평균 9.3%씩 성장해 2022년 1727억달러(약 217조원) 수준에서 2026년 2466억달러(약 3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대 원인으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에만 9개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특허를 만료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54개 의약품에 대한 독점권이 풀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2년까지 순차적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보와 증설 소식도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위탁제조(CMO)에서 위탁개발생산기관 (CDMO)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존 CDMO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 역시 공격적인 증설로 생산능력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최근 100% 자회사 설립을 통해 CDMO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하며, 내년부터 조 단위 투자를 통해 18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 착공에 나서고, 4년 뒤 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5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시설이 완공되면 연산 78만4000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CDMO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송도 공장의 생산시설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시설은 2027년 상반기 상업화 생산이 계획돼 있으며, 송도 메가 플랜트 규모는 3개 공장을 합쳐 36만리터로 이르면 2034년에 전체 시설의 완전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3위의 CDMO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03060) 역시 2022년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사업에 뛰어든 후, 높은 생산성을 특징으로 하는 연속배양(Perfusion) 방식을 통해 CDMO 사업 본격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2000~2500리터 규모의 배양기 4대를 보유해, 연간 40만리터 규모의 배양액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업계의 증설 추세는 미국이 중국 바이오의약품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을 발의하고 있는 상황과도 연결된다. 지난 9일 중국 바이오 기업의 자국 내 거래를 제재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글로벌 2위 규모를 갖춘 중국 CDMO 기업 우시 그룹의 타격이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가하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 생물보안법과 같은 호재에 따라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이 가능한 파이프라인 확보가 향후 경쟁력을 판가름할 포인트로 꼽힐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