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금센터 "외국인 채권자금 단기적으론 유입 강도 약화"

최정희 기자I 2022.08.19 14:58:32

7월 채권 자금 순유입 전환됐으나 8월 순유출 가능성
장기 원화 채권 금리 급락에 ''매수'' 유인 약화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줄고 국부펀드는 채권 비중 줄이고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세가 단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19일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여건 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현실화한 7월에는 외국인 채권 자금이 3조6000억원 유입으로 전환됐으나 8월(1~16일)에는 만기 상환 영향을 감안해 순회수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부전문위원은 “최근 재정거래 유인 지속 등은 2018년과 유사한 상황이지만 기대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단기 투자 유인은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상황이지만 외국인들이 달러화를 원화로 스와프하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CRS 페이’ 포지션을 취한 후 원화 채권을 매수하는 거래를 할 경우 미 국채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한다. 실제로 2018~2019년 정책금리 역전기에도 재정거래 유인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금이 유입된 바 있다. 다만 최근엔 스와프베이시스가 축소되면서 재정거래 유인이 7월보다는 다소 약화된 상태다.

장기 금리가 빠르게 하락, 즉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메리트도 약화됐다.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라 추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 기대가 유효하지만 단기간 급락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수할 유인이 약하다는 평가다.

장기투자자인 주요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역시 국내 채권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글로벌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올해 들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외환보유액 확충, 통화 다변화를 주도했던 스위스 중앙은행도 외환 매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국부펀드는 올해 중 채권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등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강 부전문위원은 “장기 시계에서 외국인 채권자금은 유입세를 이어가겠으나 단기적으론 유입 강도가 약화되고 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거래 유인 등 수익률 변화에 민감한 단기 및 민간 자금 비중이 커지고 있는 터라 채권 자금 유출입 변동폭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9년 1월 단기 재정 거래 유인이 감소하자 차익실현 등으로 외국인 채권 자금이 순유출됐다.

한편 원화 채권의 FTSE WGBI 편입과 외국인의 채권 투자 비과세는 채권 자금 유입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분석기관들은 WGBI 편입 비중을 1.1~2.32%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한 채권 자금 유입 규모는 220억~700억달러로 추정된다.

강 부전문위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소득 비과세 추진은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WGBI 편입이 가시화되면 외국인이 이를 선반영해 선제적으로 원화 채권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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