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北 리용호 23일 새벽 유엔총회 연설...발언수위 주목

김화균 기자I 2017.09.22 13:00:00
[이데일리 김화균 기자] “개짓는 소리” (리용호 북한 외무상) “늙다리 미치광이” (김정은 국방위원장)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완전 파괴’ ‘자살 임무를 맡은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설전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김 위원장까지 처음로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공격했다. 특히 미국에 도착하면서부터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낸 리용호 외무상이 23일 유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의 발언수위가 주목된다.

◇터진 리용호의 입…이번에는 과연?

유엔 관계자들에 따르면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새벽 2시 쯤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다”며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공격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가운데)이 숙소인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 위치한 유엔플라자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리 외무상은 ‘역대급 수소탄 시험’까지 거론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미국 맨해튼 호텔 앞에서 기자들에게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떤 조치인지는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전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밝힌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발언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김정은 위원장 직접 가세, 극한 치닫는 미국과 북한의 ‘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가 하루 전 당중앙위 청사에서 위원장 명의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발언을 비난했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떠든) 미 통수권자(트럼프 대통령)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하겠다”며 “트럼프가 뭘 생각했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라는 세계 최대 외교무대인 만큼 평소와 달리 예의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는 망발로 정세를 더 긴장시켰다고 비난했다.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란 원색적 표현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 또 “미국 집권자의 발언은 나를 놀래우거나 멈춰 세운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음을 확증해줬다”며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앞선 유엔총회 연설을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다”며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수밖에 없다”며 북한을 도발했다. 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북 정권의 파괴를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개발을 자살임무라고 하거나 김정은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부르는 등 자극적인 단어가 동원됐다.

北 잇따른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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