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다음 창업자 "다음 DNA는 영속할 것"

김관용 기자I 2015.09.02 13:15:39

페이스북 통해 소회 밝혀 "20년 동안 즐거운 실험 했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Daum)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카카오(035720)는 1일 합병 1년 만인 10월 1일 사명을 ‘카카오’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95년 설립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여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는 이달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사진=이데일리DB)
이 창업자는 지난 20년을 “같은 생각을 하는 동료들과 모여 같이 즐겁게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다는 즐거움에 취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갔던 시기”라고 표했다.

이 창업자는 “실험이 성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세상이 더 빨리 바뀌었다면 자신도 바뀔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즐거운 실험은 이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리겠지만 전설이 되어서 더욱 자랑스러운 일에 나도 참여했노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회사였다”고 강조했다.

이 창업자는 후회도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다시 기회가 주어져서 이 다음에 같은 일을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그 경험을 잘 전수해서 새로운 세대가 더 잘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세상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속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 DNA는 영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이름은 소멸되지만 그 문화, 그 DNA, 그리고 그 문화와 DNA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전설을 만드느라 모두 고생했고 고맙다”면서 “새로운 전설을 기대하느라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고 말했다.

앞서 이 창업자는 다음카카오의 새 대표에 35살의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한 것에 대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의 페이스북 같은 예를 들지 않아도 한국의 다음,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많은 IT기업이 CEO가 30대일때 상장과 고속성장을 이뤄냈다”면서 “이제 우리나라 IT기업들도 좀 더 과감하게 세대 교체를 이뤄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창업자는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 이후 1997년 국내 최초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인 ‘한메일’을 선보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 창업자는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 해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에는 소액주주로 남았다. 현재는 소셜 벤처 투자를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 ‘Sopoong’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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