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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는 외국인, 정유화학株 왜 계속 사나?

송이라 기자I 2015.08.19 11:43:55

1.3조 매도 속 SK이노베이션·S-OIL·대한유화 비중 늘려
中 위안화 평가절하·유가 하락 전망에 주가는 ''글쎄''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외국인이 ‘셀코리아’를 외치며 바쁘게 한국 주식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유독 정유화학주는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들은 SK이노베이션(096770) 주식 64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다. S-OIL(010950)롯데케미칼(011170), 금호석유(011780), 대한유화(006650) 등도 같은 기간 외국인 보유비중 상위권에 랭크됐다. 특히 S-OIL우선주는 7거래일 연속 외국인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3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인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지난 7월 한달간 한국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운 금액만 5조원에 육박한다. 정유화학주에 대해서만큼은 외국인이 뭔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정유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다. 국제 유가가 끝없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제품의 판매가격도 낮아지고, 결국 정유회사의 정제마진도 줄어든다.

외국인의 정유주 매수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나 중동업체에 비해 한국 정유업체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인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고, 화학업체에 대한 일정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다른 국가보다 유가 하락시 원가경쟁력을 갖는 한국의 정유업체를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중 하나다.

또 여기에 주요 업체들이 2분기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7월 이후 주가가 20%가량 빠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 자체가 매력적이기보다는 유가 하락을 전제로 한 외국인들이 국내 화학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을 보고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유가 하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길게 보고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지금의 하락기를 매수기로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화학주의 주가 흐름은 시원찮다. 외국인 보유증가액 1위 SK이노베이션의 18일 주가는 전날보다 4.04% 하락한 9만5100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4.16%)과 S-OIL(2.7%), 대한유화(3.97%) 등도 2~4%대 하락률을 보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정유화학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있다”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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