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0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이 회장의 취임 25주년 기념식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잭 웰치 전 GE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비토리오 콜라오 보다폰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인 업체의 전·현직 회장들은 축전을 보냈다. 구글·GE 등은 아직도 삼성보다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더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다.
이들은 “삼성을 세계 최고로 키워낸 이 회장의 취임 25주년을 축하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외에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발레리나 강수진, 야구선수 이승엽 등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최고위관계자는 “25년간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하다”고 했다. 세계 최고 기업의 회장들이 앞다퉈 축전을 보낸데 따른 반응이었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지난 25년을 떠올리면서 잠시 소회에 잠겼다. 호암아트홀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45세 나이에 삼성그룹을 떠안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그는 “25년 전 이 자리에서 삼성의 새 역사 창조를 다짐했다”면서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인재육성과 기술확보, 시장개척에 힘을 쏟고 사회공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1987년 취임 초 삼성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절감해 신경영을 선언하며 낡은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청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내 비장하게 도전이라는 화두를 또 다시 던졌다.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약속한지 어느덧 사반세기. 그 사이 회사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지만, 그의 도전 정신만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이 회장은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면서 “위대한 내일을 향해 새롭게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고 부단히 성장하는 기업”을 가장 중요한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하면서 “다시 한 번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세계 최대 전자업체에 오른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전 산업계를 아우르는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서자는 다짐으로 읽힌다. 그가 1980년대 그렇게 선망했던 IBM은 물론 코카콜라·애플·맥도널드 등 세계적인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삼성을 앞선다. 이 회장은 “보다 멀리 보고 앞서 기회를 잡아 초일류기업 삼성의 역사를 건설하는 주역이 되자”고도 했다.
그는 또 ▲늘 활력이 샘솟는 창의적인 기업 ▲고객과 주주는 물론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등도 중요한 초일류기업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1시간 20분가량의 기념식을 마친 이 회장은 오후 5시 홍라희 여사와 함께 행사장을 나왔다. 이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취임 25주년 기념 사진전을 7분가량 참관했다. 이 회장의 지난 25년 족적이 흑백과 컬러로 표현된 사진전이다.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본 이 회장은 간간히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행사는 이 회장의 영상 메시지 외에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 ▲삼성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우리 합창단의 축하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회장 등 삼성 일가 외에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와 가족,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등 550여명이 참석했다. 이어 이 회장 등 삼성 일가와 사장단, 삼성인상 수상자들은 시상식을 마친 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로 이동해 축하 만찬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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