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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상 정규직과 비슷한 일했으면 현대차 직원"…노·사 입장 대립

김현아 기자I 2011.02.10 12:11:21

서울고등법원,현대차 비정규직 최모씨 승소 판결
노동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대”
경영계 “경쟁력 약화로 일자리 감소 우려”
현대차 “대법원 재상고 및 헌법 소원 제기할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울고등법원이 대법원의 취지를 받아들여 “사내하청 노동자가 지휘계통이 비슷하고 2년이상 근무했다면 원청회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노동계과 경영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이대경)는 10일 오전 10시 현대자동차(005380) 울산공장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최병승(전 금속노조 미조직국장)의 항소를 받아들여 현대차와 사이에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고 계속근로기간 2년 경과해 7년 전인 2004년 2월 현대자동차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됐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현대차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최병승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대경 판사는 “대법원 환송판결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자동차 조립은 자동생산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씨를 고용한 예송기업의) 조립작업에 대한 지휘권은 미약하다”며 “(최씨가 일해온) 의장공정은 참고인(현대차) 현장관리인이 정규직 결원시 연장근로나 야간근로를 지정하는 등 원고는 예송기업 고용후 현대차에 파견돼 직접 근로자로서의 지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최씨가 현대차의 직접 지휘를 받는 파견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린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 같은 법원 판결이 알려지자 노동계는 환영하는 반면, 경영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최씨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백범 고재환 변호사는 “원고는 현대차로부터 해고됐지만 중노위는 현대차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전제로 전부 기각했는데, 이게 잘못됐다고 판단받은 것”이라면서 “이 판결로 최소한 의장공정에서 최씨와 비슷한 근로조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는 파견 노동자의 지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조마조마했는데, 법원이 취지를 살펴줘서 희망을 갖게 됐다”면서 “이번 판결이 비정규직의 2차 투쟁에 도움을 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정규직으로 전환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판결로 2천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논란에 휩싸인 현대자동차 등 국내 제조업체들은 기업 경쟁력 약화와 함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법원이 도급계약에서 비롯되는 최소한의 생산협력과 기능적 공조행위 마저 불법파견의 근거로 판단한 것은 문제”라면서 “사내하도급 활용은 시장수요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보편적인 생산방식인데 이를 거부하는 판결이 나와 우리 기업과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고용 및 사회 양극화 심화와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는 “원고 1인에 대한 개별적 사실관계에 기초한 제한적 판단이므로 작업조건, 근로형태 등이 상이한 다른 근로자에 일괄 적용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2006년 상반된 결론을 내린 바 있는 만큼, 현대차는 대법원 재상고를 통해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헌법소원을 제기해 현대차 사내하도급이 파견관계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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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씨 대리인인 고재환 변호사가 10일 서울고등법원 법정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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