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B자산운용 등 주요기관 지분 1차 매수타깃 삼을 듯
메리츠-한화 동반 공개매수땐 양측 자금타격 클 전망
한화, 대주주 지원에 계열사 동원 등 부정적 시각도 상존
[이데일리 신성우 김양규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제일화재해상보험 인수를 선언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제일화재의 '백기사'로 나서면서 제일화재 인수합병(M&A)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세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지 않는 한 출혈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 궁극적으로 김영혜씨 지분도 인수할 듯
한화그룹은
제일화재(000610) 인수를 위해 일단
한화(000880)건설을 비롯,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 등 5개사가 참여해 시장에서 최대주주 수준의 지분을 인수, 제일화재를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1차적인 지분인수 타깃은 KB자산운용(6.55%) 및 그린화재(2.72%) 등 주요 기관 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지분인수 계획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로서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20.68%) 외에 추가로 장내매수를 통해 20% 정도를 확보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는 제일화재의 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주요 기관들과의 가격협상을 통해 지분을 인수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공개매수를 통해 김영혜씨와는 별도로 일정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궁극적으로는 김영혜씨(20.68%) 지분도 인수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모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최대주주와 KB자산운용과 그린화재 지분을 사들여도 30% 정도를 확보하게 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의 합병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계획했던 대로 제일화재를 인수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 한화손보-제일화재 합병땐 예보 행보도 관건 당장
메리츠화재(000060)는 제일화재 M&A를 추진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당초 발표했던 대로 오는 24일까지 제일화재의 최대주주인 김영혜 씨로부터 지분 양도에 대한 답변을 기다린 뒤 25일 이사회를 열어 예정대로 제일화재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해 공개 매수 등 M&A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메리츠화재의 제일화재 지분은 4.11% 수준이다. 메리츠화재가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보험사가 특정회사의 지분을 15.0% 이상 보유하게 되면 금감원으로부터 자회사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메리츠화재는 일단 15.0% 미만까지 사들이고, 메리츠종금과 메리츠증권에서 10% 정도를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한화그룹과 동반 공개매수가 진행될 개연성이 있다. 이 경우 승자는 얼마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매수가격이 치솟으면서 양측의 자금상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종합기술(2.22%)과 한일레저(0.93%)를 통해 이미 제일화재 지분을 사들인 한진중공업그룹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에는 제일화재 M&A는 극심한 혼전 양상을 띨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화그룹으로서는 김승연 회장의 누나가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적대적 M&A로부터 구하기 위해 계열사들이 동원됐다는 시장의 '눈총'도 넘어야 할 벽이다.
게다가 한화손보의 최대주주가 대한생명이기 때문에 대한생명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합병에 대해 대한생명의 주요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순순히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예보는 한화그룹에 이어 대한생명의 지분 49%를 보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에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합병은 예보의 결정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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