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현대차 노사가 10년만에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냈다. 사측의 '무분규' 의지도 돋보였지만, 노조의 합리적인 협상태도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현대차(005380) 노조는 과거와 달리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줬다.
현대차지부(지부장 이상욱)는 교섭결렬을 선언한 후에도 휴일특근은 거부하되 잔업은 거부하지 않는 등 생산차질을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렬선언 이후 실무협의를 꾸준히 병행하며 노사간 의견 접근을 모색했다.
지난 1일 파업 찬반투표 가결 후에도 회사측의 본교섭 제의를 받아들여 당장 파업에는 돌입하지 않고 2∼3일간 여유를 둔 것도 높이 평가된다. 이는 무조건적인 파업보다는 마지막까지 회사측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노조 지도부는 이번 파업 유보결정에 대해 '성실교섭을 통해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라는 국민과 조합원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히는 등 파업이 미칠 여파와 국민정서까지 깊이 고민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 줬다.
◇ 현실인식, 실용적인 협상태도 돋보여
현대차지부의 냉정한 현실인식도 불필요한 파업을 자제하고 합리적 투쟁을 벌인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지부는 동종업계의 노사협상이 모두 타결됨에 따라 조기 타결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기대가 높아졌고, 연초 성과금 사태와 6월 정치파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현장의 파업 동력이 약화되어 있는 협상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협상초기 일괄 제시안에 대해 결렬선언을 하면서도 임금성 부문은 회사측이 성의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는 등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현실감을 잃지 않았다.
아울러 교섭 과정에서 협상의제에만 집중하는 등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자세가 원만한 협상타결에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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