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달러화는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었는가. 최근 달러화가 일본 엔화, 유로존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 같은 질문은 아직 수사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달러화의 단기 전망이 악화되면서 강세 행진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만은 사실이다.
22일 뉴욕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29.96엔을 기록, 전거래일 마감가 130.31엔에서 하락하면서 130엔 선이 붕괴됐다. 달러화는 2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도 약세를 지속하다 오후장 들어 상승세로 반전됐으나 오름폭은 크지 않은 편. 달러/엔은 한국시각 오후 4시 19분 현재 130.05엔을 나타내고 있으며 같은 시각 유로/달러는 88.92센트에서 88.67센트로 떨어졌다. 그러나 유로/달러의 하락은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가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는 소식에 자극받은 것이어서 달러화 강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에 앞서 달러화는 지난 주 후반 유로화와 스위스프랑화에 대해 3개월만의 최저치를 나타냈고 캐다다달러에 대해서도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와함께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에 대해선 각각 14개월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화의 이 같은 약세에 대해 런던 소재 UBS워버그의 외환전략가인 샤합 잘리누스는 미 경상수지 적자확대, 미 경제의 회복강도에 대한 의구심, 부시 미 정부의 강한달러 정책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JP모건체이스의 외환전략가인 레베카 패터슨 역시 미 경제의 회복이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고 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터슨은 이와 함께 중동지역의 위기고조와 남아있는 테러위협으로 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국제 자본거래가 줄어들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UBS워버그의 경우 미국의 올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 유로존의 1.4%를 앞설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향후 3개월 뒤 달러/엔은 135엔, 유로/달러는 84센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티뱅크의 외환전략가인 TJ 마르타는 지난 10일~16일 미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유로화 선물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최고치인 31억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들어 "유로화의 추가상승을 점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유로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